[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음에 치면 돼."
안재석(24·두산 베어스)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7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군 복귀전. 첫 타석이었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날린 안재석은 7회말에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8회초 수비 때는 강습 타구를 감각적으로 걷어올린 뒤 정확한 송구로 연이어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올리기도 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안재석은 김재호의 뒤를 이을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다소 기복이 있었고,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재석은 곧바로 35경기 출전해 타율 3할1푼9리 4홈런 OPS(장타율+출루율) 0.911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타격에 확실한 강점이 있는 안재석을 3루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안재석은 개막전 3루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활약에 쏟아진 기대가 부담스러웠을까. 안재석은 개막 이후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6리에 머물렀다. 결국 2군에서 재정비를 했다.
김 감독은 "작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서 기대가 높았던 부분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큰 기대보다는 어느정도 자기 스윙을 하는지 보고싶다"고 말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홈런까지 나왔다. 안재석은 확실히 밝아진 표정으로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날 수 있었다.
안재석은 "편한 마음으로 임했다. 그전에는 멘털적으로 흔들리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줄이려고 경기에 편하게 임했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퓨처스에서 신경 쓴 부분에 대해 안재석은 "솔직히 그냥 하자는 생각이었다. 뭔가 신경 썼다기 보다는 그냥 운동 다 하고 더 하자는 생각으로 노력했다. 천천히 가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시즌 초반 부진은 역시 정신적인 부분이 컸다. 안재석은 "기회를 먼저 받고 계속 나가는 상태에서 한순간에 무너졌던 거 같다. 그게 원인인 거 같다"고 짚었다.
베테랑 코치의 조언은 마음을 다시 잡게 했다. 1999년 한화 이글스 우승 포수로 활약한 조경택 코치는 안재석에게 여유를 강조했다. 안재석은 "조경택 코치님께서 타석에서 10번 중 3번을 치면 되는데 한 번에 왜 이렇게 쫓기냐. 한 번 못치면 다음에 치면 된다. 이제 6번 남았다고 생각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임했다. 덕분에 편하게 타석에 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안재석을 웃게 한 건 수비였다. 특히 7회 연달아 온 어려운 타구를 아웃카운트로 연결한 건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안재석은 "솔직히 잡을 줄 몰랐다. 그냥 들이댔는데 들어가고, 송구까지 했다. 애매한 타구가 왔는데 잡혀서 신기했다"라며 "수비 좀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어 "홈런보다 호수비할 때가 짜릿함이 더 컸다"고 이야기했다.
홈런 순간이나 호수비 순간 안재석은 강한 감정 표현을 했다. 안재석은 "계속 즐겁게 하자고 생각했다. 혼잣말로 그렇게 이야기하며 세뇌했는데 별것도 아닌 것에 기분이 좋았다. 재미있게 한 거 같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친 뒤 안재석은 한 명 더 고마운 사람을 떠올렸다. 안재석은 "오늘 홈런은 양석환 선배님께 방망이를 받았다. 좋아보여서 예전에 달라고 했는데 오늘 주셨다. 그 방망이로 홈런을 쳤다"고 고마움의 마음을 전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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