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SSG 홈팬들에게 야구장 오시지 말라고, 읍소라도 해야 하나.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고민이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일본인 투수 긴지로 때문이다. 딱 한 경기 던졌다. 그런데 왜 벌써부터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걸까.
SSG는 에이스 화이트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급하게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았다. 당장 너무 급하니, 미국에서 뛰는 선수들은 포기했다. 계약, 입국, 비자 발급 등에서 시간이 너무 소요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선수가 긴지로.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그냥 데려온 게 아니다. 아시아쿼터에 대비해 일찍부터 관찰해온 선수였다. 150km를 뿌리는 좌완으로, 독립리그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걸 확인했다.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었다. 프로 경력이 전무하다는 것. 2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공을 던진 경험이 없는 선수. "괜찮다"라고 자신있게 말해도 사람인 이상 괜찮을 수가 없는 상황. SSG는 이미 경험도 있었다. 2년 전 거의 비슷한 케이스로 영입한 시라카와가 만원 관중 경기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걸 알고 있었다. 이 감독은 "시라카와가 부산 롯데 자이언츠 원정을 갔는데 마운드에서 덜덜 떨며 던지더라"며 "긴지로의 퍼포먼스는 좋다. 다만, 적응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걱정이 곧바로 현실이 돼버렸다. 9일 두산 베어스전 1회 시작하자마자 연속 3개의 볼넷을 주고 보크까지 저질렀다.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원래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 투수라면 모를까, 그런 투수가 아닌데 극도로 흔들렸다는 건 긴장의 문제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감독은 긴지로에 대해 "사실상 신인 선수"라고 말하며 "아무리 좋은 걸 가졌어도 그걸 보여주지 못 하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이 문제를 제일 우려하기는 했다. 그래서 다음 경기도 걱정이 되기는 한다.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멘탈, 심리적인 문제니 코칭스태프가 어떻게 해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기회는 준다. 이 감독은 "고민이 된다. 하지만 지금 선발이 다른 대안도 없다. 다른 투수들로 돌려막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다음 경기는 15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다. 금요일 경기라 관중도 많을 거고, 또 강팀 LG와 맞붙는 것도 부담스럽다.
긴지로를 위해 SSG 홈팬들에게 "그 날만 야구장 오지 말아주세요" 할 수도 없는 노릇. 이 감독은 "이겨낼 거라 생각한다. 감독이 선수를 못 믿으면 어떻게 하나. 이겨낼 거라 믿는다. 한 번 아픔을 맛봤으니 다음 경기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해줄 것이다. 1회만 잘 넘기면 될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믿고, 신뢰를 주고,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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