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렇게 반가운 홈런이 또 있었을까. 다저스 팬들에게는 작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서 7회말 그가 친 동점 솔로포보다 더 반가웠을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가 침묵을 깨고 시즌 7호 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4연전 2차전서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드디어 홈런이 터졌다. 두 번째 타석에서다.
1-1 동점이던 3회말 선두타자로 들어선 오타니는 상대 우완 선발 애드리언 하우저의 4구째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93.9마일 싱커를 밀어쳤다. 타구는 곧게 뻗어나가더니 좌중간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발사각 23도, 타구속도 105.9마일, 비거리 398피트였다.
좌타자의 좌중간 홈런은 타격 컨디션이 좋을 때 나온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전날 오타니의 부진을 분석하며 "타격 매카닉(폼)에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좌측으로 플라이가 많다. 그가 컨디션이 좋을 때 많은 타구가 좌측으로 가는데 2루타가 되기도 하고 홈런이 되기도 한다. 그게 나오지 않으니 타격감이 정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런데 좌중간 홈런이 나온 것이다. 마치 노리고 친 듯 힘을 온전히 실었다. 양팔을 흔들며 베이스를 돌았다. 무거운 짐 하나를 덜어낸 표정이었다.
이날 경기 시구를 한 유명 래퍼 아이스 큐브도 다저스 전담 중계석에 들어가 이야기를 하다 오타니의 홈런이 터지자 박수를 치며 반겼다.
오타니가 가장 최근 홈런을 친 것은 지난달 27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다. 당시 7회말 선두타자로 들어가 좌완 하비 밀너의 초구 85.7마일 몸쪽 낮은 싱커를 걷어올려 좌중간 펜스를 살짝 넘겼다. 이후 16일, 12경기, 53타석 만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구종을 공략해 같은 방향으로 비슷한 궤적의 아치를 그렸다.
MLB.com은 오타니가 3회 홈런을 치고 홈을 밟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장면을 이렇게 전했다.
'4개의 MVP 트로피와 2개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갖고 있는 오타니가 데뷔 첫 홈런을 친 아이처럼 보였다. 더그아웃에 들어서자마자 해당 홈런볼이 회수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장난스럽게 주위를 둘러봤다'며 '야구장을 넘어가는 공을 보기 위해 2주를 넘게 기다렸다면 반드시 증거를 확보하고 싶을 것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서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오타니의 행동은)안도를 나타낸다. 그는 미소짓고, 웃었다. 오늘 타격에서 좋은 느낌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고의 선수가 자신의 능력대로 뭔가 한다면 더그아웃에 에너지를 불어넣어준다. 동료들도 훨씬 여유를 갖게 된다"며 반겼다.
이어 "싱커를 받아쳐 반대편 펜스를 넘겼으니 대단하다. 오늘 세 차례나 미사일 같은 타구를 날렸다. 오타니의 타격이 아주 좋았던 경기다. 오늘 계기로 반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다저스는 오타니의 홈런으로 2-1로 리드를 잡은 뒤 추가 득점에 실패해 결국 2대6으로 역전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4-2로 앞선 7회초 2사 1,2루서 이정후가 터뜨린 2타점 우중간 2루타가 승부를 결정지은 클러치 히트였다.
다저스는 올해 샌프란시스코와의 맞대결에서 1승4패로 밀리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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