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가 지옥 같던 무안타 부진에서 드디어 탈출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좀 특이했다.
롤리는 13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파크에서 펼쳐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팀이 7-2로 앞서던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중간 안타를 뽑아냈다. 롤리는 이어진 랜디 아로자레나의 우선상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이로써 롤리는 지난달 27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홈런 이후 이어진 38타수 연속 무안타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롤리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포수 최초로 60홈런을 치면서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2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 3월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기도. 그러나 올 시즌 개막 이후부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7홈런 18타점을 기록 중이나, 타율은 0.166(157타수 26안타), OPS(출루율+장타율)는 0.574에 불과하다. 타율은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낮고, 직구 타율이 0.093에 불과할 정도다.
거듭된 무안타에 적잖이 마음이 쓰였을 터. 롤리는 안타를 치고 1루를 밟은 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시애틀 더그아웃을 바라봤다. 시애틀 동료들은 마치 롤리가 끝내기 홈런이라도 친 것처럼 기뻐했고, 그가 홈을 밟자 일일이 포옹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격려했다.
롤리는 경기 후 "때로는 모든 걸 내팽겨쳐야 할 때가 있다. 기록, 기술, 자세 같은 건 제쳐두고 나가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타를 친 공을 간직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안될 게 뭐 있나"라고 농을 치기도.
롤리는 무안타 슬럼프를 깨기 위해 특단의 조치도 취했다고. 지난 12일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팀 동료 로건 길버트의 제안에 따라 유니폼을 입은 채로 샤워를 한 것이다. 롤리의 안타를 지켜본 투수 브라이언 우는 "어쩌면 그 결정이 옳았을지도 모른다. 그 선택이 차이를 만든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시애틀의 댄 윌슨 감독은 "지난 며칠 동안 롤리의 타격 모습이 상당히 좋았다"고 무안타 탈출 비결을 분석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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