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최종명단 공개를 앞두고 언론, 축구팬 사이에서 가장 꾸준히 오르내렸던 이름 이승우(전북), 정작 홍명보호 월드컵 구상안에는 애초부터 들어있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16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서 북중미월드컵 본선에서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이끌 최종명단 26명을 발표했다. 캡틴 손흥민(LA FC), '천재 미드필더'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뮌헨)를 비롯해 뽑힐 선수는 대부분 뽑힌 가운데, 55인 예비명단에 포함됐던 이승우의 이름은 없었다.
예견된 탈락이다. 홍 감독은 이승우의 포지션인 2선 공격수 자리에 '붙박이'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외에도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양현준(셀틱) 이동경(울산) 등을 뽑았다.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분류하더라도 2선 공격수 자원풀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차고 넘친다. 홍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마지막까지 고민한 포지션이 미드필더와 수비수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선수 선별 기준에 대해선 "아무래도 대표팀에 오랜기간 있으면서 공헌도와 조직적인 면을 무시할 수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대한민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멤버, '원팀'에 부합하는 선수를 위주로 뽑았다는 설명이다. 이승우는 월드컵 예선에서 단 한 차례 대체발탁되었다. 2024년 10월 이라크와의 경기(3대2 승)에서 교체로 뛰었다. 그 후 지난 3월 A매치까지 1년 5개월까지 부름을 받지 못했다. 홍 감독은 꾸준히 '이승우를 월드컵 멤버로 발탁할 생각이 없다'라는 시그널을 던졌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를 뽑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할 순 있다. 하지만 이승우의 퍼포먼스가 다른 경쟁자를 압도할 정도냐 하면 그건 아니다. 최근 몇 경기에서 선발로 뛴 경기가 늘었지만, 출전시간 자체가 많지 않다. 올 시즌 K리그1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은 약 60분(총 841분)이다. 공격포인트는 3골 1도움(14경기)으로, 해당 부문 공동 19위다. 공격포인트 생산성으론 모재현(강원) 고재현(김천) 서진수(대전·이상 5개), 송민규(서울·6개), 김대원(강원·7개) 등이 더 많다. 김대원은 4월달에 열린 5경기에서 3골 2도움을 올리는 활약으로 K리그1 4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홍 감독은 이동경의 발탁 배경을 설명하면서 전반엔 발 빠른 윙포워드를 우선 기용하고 공 소유 능력이 뛰어난 이동경을 후반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2선 활용 구상을 공개했다. 이동경을 뽑은 데에는 최근 2경기 연속골 외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월드컵 조별리그가 멕시코의 고지대에서 열리는 까닭에 '잘 뛸 수 있는 선수'도 우선 고려 대상이었다.
홍 감독이 언급한 '조직력'은 그가 십수년 전부터 강조해온 '원팀 정신'과 동의어다. 지나치게 개성이 넘치는 선수보다는 팀을 위해 한 발 더 뛰어줄 젊은 선수로 백업을 구성했다. 2선에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현재까진 다행히도 주력 자원 대부분이 큰 부상없이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다. 멀티 플레이어 이기혁(강원)이 깜짝발탁된 건 김주성(산프체레히로시마)의 부상 여파가 크다.
이승우는 분명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톡톡 튀는 개인기로 차이를 만들어줄 한국 축구의 몇 안 되는 '게임 체인저'란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기량을 펼칠 '깡'도 장착했다. 월드컵 목표를 이루는데 이승우와 같은 조커가 필요한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신태용 감독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소속팀 출전 시간이 많지 않은 '20세 신성' 이승우를 발탁한 건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이끌 대표팀 감독은 홍명보다. 그리고 최종명단을 결정하는 건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도 홍 감독이다.
홍 감독은 "감독으로서 마지막까지 이 팀을 지킬 것"이라며 "선수들이 좀 더 좋은 기운을 받으며 월드컵에 갈 수 있도록 팬분들이 선수들에게 성원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홍 감독과 K리거 6명 이기혁 김진규 송범근(이상 전북) 이동경 조현우(이상 울산) 김문환(대전) 등으로 구성된 선발진은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월드컵 사전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떠난다.
조별리그 A조에 속한 축구대표팀은 12일과 19일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체코, 멕시코를 상대한 뒤 멕시코 몬테레이로 이동해 25일 에스타디오 BBVA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3차전을 펼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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