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부상 대체 카드로 꺼내 든 케니 로젠버그(31)의 복귀전은 시원함보다 깊은 찝찝함을 남겼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기대를 품고 마운드에 올렸지만, 드러난 구위와 제구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로젠버그는 1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2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 수는 52개였다.
실점 자체는 1점으로 막아냈지만 경기 내용이 문제였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최고 구속이 145㎞에 그쳤다는 점이다. 패스트볼의 힘이 떨어지다 보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장기인 변화구의 위력도 함께 반감됐다.
여기에 2이닝 남짓 던지는 동안 사사구를 3개나 남발했다. 지난해 보여준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제구력마저 실종된 모습을 보였다. 실전 감각 저하와 구위 저하가 동시에 겹치며 NC 타선을 압도하지 못하고 번번이 출루를 허용했다.
키움이 로젠버그를 다시 부른 이유는 명확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네이선 와일스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한 '단기 소방수' 역할이었다. 지난 달 21일, 키움은 로젠버그와 6주짜리 대체 외국인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3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3.23으로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던 기억이 있었기에, 별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 없는 로젠버그는 최선의 선택으로 보였다.
문제는 행정 절차와 뼈아픈 시간 낭비였다. 비자 발급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로젠버그는 계약 후 무려 3주가 지난 이달 14일에야 겨우 한국 땅을 밟았다. 6주 계약 기간 중 절반인 3주가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당장 실전 투입이 급했던 키움은 입국 이틀 만인 16일 곧바로 선발로 마운드에 올렸지만, 로젠버그의 몸 상태는 아직 KBO리그 타자들과 정면 승부를 벌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지난해 고관절 부상으로 팀을 떠났던 로젠버그는 미국에서 재활을 마쳤다고 했지만, 이날 복귀전은 여전히 '실전 빌드업'이 더 필요한 단계임을 증명했을 뿐이다. 키움의 계산이 꼬인 이유는 명확하다.
탈꼴찌를 위해 당장 '1승'이 급한 최하위 키움이다. 마운드의 구멍을 즉시 메워줄 에이스를 원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마운드에서 컨디션을 점검하는 '재활 야구'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기대를 모았던 로젠버그의 복귀전이 키움 벤치에 깊은 한숨과 숙제를 남겼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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