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도 허탈한 결과. 타구 판단 실수 하나가 무승부를 만들고 말았다.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연장 11회 혈투를 펼쳤다. 양팀 다 쉽게 풀어가는 경기가 아니었다. 한화는 선발 투수 왕옌청이 5이닝 1실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하고 내려왔고, 이후 10회까지 불펜진이 무실점 릴레이를 펼쳤으나 타선이 응답하지 못했다. 두산도 마찬가지. 선발 박신지가 3이닝 1실점으로 강판된 후 불펜 총력전을 펼쳤으나 좀처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양팀 모두에게 마지막 11회가 승부처였다. 한화가 기회를 잡았다. 11회초 강백호의 내야 안타, 노시환 사구로 무사 1,2루 찬스를 맞이했고 희생 번트와 자동 고의 4구로 1사 만루. 대타 최인호는 1루 땅볼로 잡혔지만, 한화 벤치는 만루에서 다시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진영이 대타로 나와 박정수를 상대로 역전 적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한화가 3-1로 앞서기 시작했다. 마지막 11회말 수비만 1점내로 막으면, 연장전 승리가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불안했다. 두산의 11회말 선두타자 양의지가 박준영을 상대해 초구에 홈런을 터뜨렸다. 한화는 이제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내야 했다.
박준영이 1아웃 이후 정수빈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조수행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2아웃까지는 왔다. 2사 3루. 이제 박찬호가 마지막 타자가 되면 한화는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박찬호는 2B2S에서 박준영의 152km 직구를 밀어쳐 우측 외야로 날렸다. 우측 파울라인 방향으로 멀찍이 날아간 타구는 우익수 수비로 투입된 이진영이 잡기 위해 달려갔다. 타구가 떨어지면서 속도가 줄었지만, 이진영이 포구에 실패했다. 왼손에 낀 글러브를 뻗었으나 타구는 이진영의 예측보다 더 옆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사이 3루주자가 득점하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그보다 포구에 실패한 이진영은 달리던 방향인 펜스 앞까지 갔다가 다시 공을 잡고 1루에 송구했으나, 이미 동점은 됐고 타자 박찬호는 3루까지 들어갔다. 중계 화면을 통해 이진영이 "파울이야 파울"이라고 말하는 입모양이 잡혔지만, 아쉽게도 타구는 명백한 페어였다.
파울라인 바로 앞이었고 펜스까지 생각해 수비하기에 까다로운 상황이라 판단했지만, 결과론적인 오판이 되고 말았다. 결국 한화는 11회초 어렵게 낸 2점의 리드를 끝내 지키지 못하고 3대3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두산 입장에서는 질뻔 한 경기를 안도의 무승부로 만들었고, 한화는 다 이긴 경기가 허망한 무승부로 변신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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