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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러울 정도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귀하고 강하게 자라라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 주인공 강백호와 이름이 같아 화제였다. 강씨는 아들의 이름에 대해 "다소 늦은 나이에 얻은 외아들이었다. 귀하고 강하게 자라라는 의미로 백호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설명했다.
강백호는 어머니를 닮아 왼손잡이로 컸다. 하지만 야구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라, 오른손을 써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른손을 쓰게 했다. 식사 등 모든 생활을 오른손으로 하게 했고, 공도 오른손으로 던졌다. 처음에는 우투좌타가 아닌 우투우타였다. 그런데 본인 스스로 연습을 하다 좌타가 맞는 것 같다고 해 공은 오른손으로 던지고 방망이는 왼쪽에서 치는 타협(?)을 했다. 야구에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한 아들이 기특해 그 선택에 응원을 보냈다고 한다.
▶내 아들, 천재 아닌 노력형
강씨는 많은 전문가, 특히 현장 감독들이 아들을 "천재형 타자"라고 극찬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도 부담을 느낀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노력의 산물이라고 얘기한다. 강씨는 "다른 야구 선수들과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노력을 했다"고 했다.
단체 훈련을 마치고 오면, 개인 훈련을 할 수 있게 강씨는 직접 운영하던 가게 옆에 조그마한 그물망을 설치했다. 강백호는 학생용이 아닌, 성인용 나무배트로 새벽까지 연습을 했다. 물론, 처음에는 아버지가 시키는 것이기에 연습을 했지만, 효과를 느끼자 본인 스스로 솔선수범했다. 지금의 레그킥과 타격 자세는 어렸을 때부터 다져온 것이라고 한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터져도, 훈련을 거르는 일이 없었다. 강씨는 "부모로서 정말 안쓰러웠다. 하지만 '성공'보다 '최선의 노력과 열정'이 무엇인지 야구를 통해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몸으로 하는 훈련 뿐 아니었다. 강백호는 학창시절 다음날 상대 투수가 좌완일 경우, 어머니에게 스폰지볼을 던져달라고 졸랐다. 왼손잡이인 어머니가 던져주는 공 궤적을 보며 우투수에 비해 많지 않던 좌투수 폼에 익숙해지려 했던 것이다. 또, 자신의 경기가 없을 때도 대회장을 찾아 선배들의 투구폼이나 타격 자세를 메모하고 공부했다. 이 진지한 모습에 강씨도 '끝까지 야구를 시켜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강씨는 "겨울에 신형 배팅 기계가 있는 경기고에 가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 때 다른 사람들 모르게 개인 훈련을 하던 이승엽 선수의 모습을 본 게 백호에게는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 최고의 선수도 저렇게 열심히 훈련하는데, 자신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더라"고 말하며 "신인이라 힘들고 신경쓸 일도 많을텐데, 지금도 잠을 줄여가며 당일 경기를 복기하고 외야 수비가 좋은 로저 버나디나(KIA 타이거즈) 등 다른 선수들의 영상을 본다.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잘 커준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들아, 바른 사람이 돼야한다
강씨는 "아마추어 시절 잘하기는 했어도, 프로에서 이만큼 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학창시절에도 늘 '슬로우 스타터'였는데 개막 후 기대보다는 잘해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더 지켜봐야 한다. 부모로서 보내주시는 많은 응원에 정말 감사한데, 조금 부진할 때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백호가 항상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야구도 중요하지만, 그 외 선후배 및 야구 관계자들에게 항상 '바른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나부터 교육을 잘 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