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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없는 투수는 아무리 눈부신 역투를 해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다. 지난 1993년 한국시리즈 3차전의 삼성 라이온즈 신인 선발 박충식이 대표적이다. 박충식은 10월21일 대구구장에서 당시 해태 타이거즈를 상대로 연장 15회까지 혼자 삼성 마운드를 지켰다. 무려 181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경기가 결국 무승부로 끝나며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기록을 따져보니 승리투수의 몫이 임기준에게 돌아가게 됐다. KIA 선발 팻딘이 2-1로 앞선 7회 1사 1루 때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뒤이은 김윤동이 첫 상대 김하성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맞으며 승리 요건이 무산된 것. 역전 홈런을 맞은 김윤동도 승리투수가 될 수 없었다.
그리고 8회 나온 임창용은 이미 팀이 리드한 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케이스라 기록상 '홀드'의 주인이 된다. 김세현은 세이브 달성자다. 결국 승리투수의 영예는 이날 1구만 던져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임기준의 몫이었다.
한편 이날 임기준의 1구 승리는 올 시즌 처음 나온 기록이다. 하지만 KBO 역대 통산으로 보면 19번째다. KIA 구단 역사로는 2호 기록이다. 1호는 지난 2012년 6월7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불펜투수 진민호가 달성했다. 진민호는 2013시즌 초반 SK와이번스로 트레이드 된 이후 이름을 진해수로 개명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