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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유독 주자가 있을 때 방망이가 날카로워지는 타자가 있다.
지난해 김재유는 총 192타석을 소화했다. 2015년 육성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래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상무에서의 경험이 그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입대전 통산 타율은 1할3푼5리(37타수 5안타)에 불과했다.
대신 긴 다리로 번개처럼 달렸다. 야구보다는 육상선수에 가까운 느낌을 줬다. 하지만 이는 김재유가 프로에서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재능이었다. 육성선수였음에도 입단 첫해부터 등록, 외야 대수비 겸 대주자 요원으로 프로 1군 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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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재유의 역할은 스피드를 살린 테이블 세터다. 그런데 김재유는 지난해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땐 4할3푼9리, 득점권에는 4할6푼2리에 달하는 타율을 기록했다. 반면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은 1할9푼4리에 불과했다. 1년간 볼넷도 단 10개 뿐이었다. 볼넷보다는 안타가 필요한 상황일때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둔 셈이다.
볼넷을 고르기 위해선 좋은 선구안과 더불어 침착함이 필요하다. 김재유는 "차분하게 기다리는게 잘 안된다. 자꾸 치고 싶다. 소극적인 타격을 하면 기록도 떨어진다. 하지만 테이블 세터의 미덕은 안타보단 출루 아니냐"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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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주위의 처방은 격려다. 래리 서튼 감독은 김재유에게 "괜찮으니 더 공격적으로 쳐라. 좋은 공을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야구 선배 손아섭(NC 다이노스) 역시 "일단 쳐라. 볼넷도 네가 치다보면 나오는 거다. 기다리면 노리던 공도 놓친다"고 거들었다.
김재유는 "돌아보면 난 거침없이 치고, 나가면 뛰는 선수였다. 겁없이 덤비는게 스타일이다. 그동안 너무 신중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1군에 남으려면 실수를 줄여야하고, 눈에 보이는 성적이 필요했다"면서 "앞으로는 전처럼 적극적으로 도전하려고 한다. 내게 필요한 건 노 피어(No Fear)"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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