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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청춘사극의 성공 법칙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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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의 존재는 청춘사극 주시청층인 1020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성균관 스캔들'에는 유아인 송중기, '구르미 그린 달빛'에는 박보검 곽동연 진영(B1A4)가 있었다. '화랑'에도 박서준 박형식(제국의아이들) 조윤우 도지한 민호(샤이니) 김태형(방탄소년단 뷔) 등 꽃미남 군단이 출격했다.
다만 이들과 긴밀한 접점을 갖는 여자 캐릭터는 한명 이상이 되면 곤란하다. 러브라인이 분산될수록 파급력과 몰입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설득력을 갖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화랑'의 경우 아로와 숙명(서예지)이 라이벌 관계이고, 러브라인은 아로를 중심으로 한 삼각관계와 수연(이다인)과 반류(도지한)의 러브라인으로 나뉜다. 이렇게 복잡한 관계를 설득력 있게 끌고가려면 그만큼 캐릭터의 서사를 탄탄하게 다져놔야 한다. 하지만 청춘사극은 비교적 호흡이 짧은 편이다. 캐릭터마다 이야기를 심어주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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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렌드는 '사이다'다. 자신의 운명을 모두 남자에게 맡긴채 이리저리 치이며 눈물 흘리는 청순가련 여주인공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것이다. 시청자는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처럼 시원한 돌직구녀를 원한다. 여기에 독창적인 매력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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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의 김윤희(박민영)나 '구르미 그린 달빛'의 홍라온(김유정) 모두 그랬다. 남장여자라는 신분 때문에 더 남자처럼 행동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통통 튀는 발랄함과 사랑스러움 안에 제 할말은 똑부러지게 해내는 강단있는 성격을 갖췄다. 그래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인간관계는 더욱 흥미로웠다. 남자주인공과는 애틋한 러브라인이 형성됐고, 의리로 뭉친 형이 생겼으며 속을 알 수는 없지만 연민으로 맺어진 친구도 나타났다. 이처럼 인간관계가 꼭 삼각관계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인간상과 감정선이 그려지며 재밌는 변주곡을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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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맨스는 최근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코드다. 남자들간의 진한 우정과 의리를 동경하는 젊은 여성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성균관 스캔들'과 '구르미 그린 달빛' 역시 이 트렌드를 잘 따른 작품이었다. 남자 캐릭터들 간의 브로맨스 뿐 아니라 남장 여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세미 브로맨스까지 더해지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특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이영과 김병연(곽동연)의 절절한 브로맨스로 엔딩을 장식할 때마다 시청률이 뛰어오르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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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화랑'이 선우-삼맥종-아로의 지지부진한 삼각관계에 열중하는 대신, '화랑'만이 가질 수 있는 브로맨스에 더 집중했다면 조금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