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월화극 시청률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13일 방송된 KBS2 월화극 '쌈 마이웨이'는 9.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10.9%)보다 1.1%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로써 '쌈 마이웨이'는 줄곧 지켜왔던 월화극 왕좌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월화극 1위는 SBS 월화극 '엽기적인 그녀'가 차지했다. '엽기적인 그녀' 11, 12회는 8.5%, 10.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경쟁작인 MBC 월화극 '파수꾼' 15, 16회는 7.2%, 8.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엽기적인 그녀'는 방송 시작 후 처음으로 월화극 1위에 올랐다.
이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냉랭하다. '쌈 마이웨이'는 방송 이후 줄곧 박서준과 김지원의 남사친(남자사람친구)-여사친(여자사람친구) 로맨스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썸과 쌈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밀당은 시청자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 안에서 보여주는 흙수저 청춘들의 현실 생존기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인정받았다. 반면 '엽기적인 그녀'는 첫 방송 시작과 동시에 혹평을 면하지 못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둘째치더라도 사극 장르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디테일 때문에 '왜 사극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원작 영화를 넘기엔 역부족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도 순위가 뒤바뀌며 시청자들은 아이러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번 방송 수치를 놓고 월화극 순위가 바뀌었다고 보기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쌈 마이웨이'가 60분 분량을 한 회로 내보내는 한편, '엽기적인 그녀'와 '파수꾼'은 한 회 분량을 2회분으로 나누어 방송하기 때문이다. 즉 한 회를 1,2부로 구분해 방송을 진행한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따지면 회당 시청률을 놓고 비교하는 것보다 1,2부 평균 시청률을 기준치로 비교하는 게 더 공정할 수 있다. 이런 식이라면 '엽기적인 그녀'는 9%, '파수꾼'은 7.65%의 평균 시청률을 보이므로 '쌈 마이웨이'가 월화극 최고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번 순위 변동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결국 월화극 절대 강자는 없다는 것, 즉 지상파 3사 드라마 중 어느 한 작품도 전 세대의 확실한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는 방증이다. 기존에는 3040 중장년층 여성 시청자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왕좌를 거머쥐었다면, 최근에는 전연령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 사랑받고 있다. SBS '피고인' '낭만닥터 김사부' 등 최근 시청률 20%를 넘긴 드라마들은 현실을 반영한 사회적인 메시지로 젊은 층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한편, 기성세대에서도 익숙한 배우들의 열연을 더해 시청층을 확보해나갔다. 하지만 현재 방영되는 지상파 3사 드라마는 아직 이러한 확고한 팬덤을 육성하지는 못한 분위기다.
'쌈 마이웨이'가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물과는 완전히 다른 신선한 작품으로 호평받고 있지만, 아직은 2030 젊은층 한정 화제작일 뿐이다. 사실 40대 이상 세대에서는 친구와 연인 사이에 서있는 남녀의 썸과 밀당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개념이기도 하다. 반면 '엽기적인 그녀'는 촘촘한 구성과 개연성을 필수라고 생각하는 젊은 층에게는 혹평받고 있지만 사극 장르를 사랑하는 기성 세대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등으로 기성 세대에게도 인기가 좋은 주원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도 호감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파수꾼' 또한 시청률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긴 하지만 이시영 김영광 김태훈 김슬기 키(샤이니) 등 배우들의 열연과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인물간의 관계와 갈등 구조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
과연 월화극 절대 왕자는 탄생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도토리 키재기 싸움이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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