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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세 차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 축구는 압도적으로 본선행 티켓을 따낸 적이 없었다. 2006년에는 2위(3승1무2패·승점 10)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2010년에 그나마 1위(4승4무·승점 16)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2010년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첫 경기를 북한과 1대1로 비긴 뒤 아랍에미리트(UAE)를 4대1로 꺾긴 했지만 이란과 또 다시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후에도 북한을 1대0으로 이겼지만 사우디, 이란과의 홈 2연전에서 비기면서 경기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었다. 2014년에는 하마터면 자동 진출이 좌절될 뻔했다. 2차예선에서 감독이 교체된 가운데 최종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1골 앞서 가까스로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한국이 이란과 이기지 못하면 우즈벡과의 단두대 매치는 불가피 해진다. 부담스러운 우즈벡 원정에서 본선행을 놓고 결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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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은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행을 꿈꾸고 있다. 1930년부터 1990년까지 '구 소련'에 소속돼 월드컵에 참가했지만 1991년 독립한 뒤에는 우즈벡이란 이름으로 월드컵에 나선 적이 없다. 그러나 4년 전 아픔을 딛고 다시 기회를 잡은 샴벨 바바얀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남은 두 경기에서 이기기만 하면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 중국과 한국을 꺾을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게 우리의 목표다. 우리에겐 아직 월드컵 본선행의 기회가 있다"라며 희망을 품었다.
반면 중국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해결사가 부족해 보인다. 마르셀로 리피 중국대표팀 감독의 한숨이 현 상황을 대변한다. "공격 옵션이 부족하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영입한 부메랑을 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절감하고 있다.
중국의 도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은 또 있다. 중국 체육계 특성상 정치적 의미가 큰 전국체전이 27일 막을 올렸다. 중국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중국 체육계는 각 성간의 올림픽 격인 전국체전 성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기자들도 우즈벡전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