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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기본 전술은 단순하다.
전형적인 '선수비 후역습'을 구사한다.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양 측면을 활용해 득점을 노리는 것이 스웨덴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과거 스웨덴이 토마스 브롤린, 토마스 달린, 헨리크 라르손, 프레드릭 융베리, 킴 쉴스트룀 등을 앞세워 화려한 축구를 펼친 적도 있지만, 빅리그에서 뛰는 스타급 선수들이 사라지며 '팀'을 강조하고 있다. 4-4-2를 전면에 내세운 얀 안데르손 감독은 세대교체 후 규율과 조직을 강화하며 스웨덴을 12년만에 월드컵에 진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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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손 감독은 수비를 강조하지만 그렇다고 경직된 형태는 아니다. 좌우 윙백을 공격적으로 활용한다. 대개 수비를 두텁게 하는 팀은 좌우에도 수비적 성향의 풀백들을 포진시킨다. 하지만 안데르손 감독은 다르다. 루드윅 아우구스틴손(베르더 브레멘)-미카엘 루스티그(셀틱) 두 좌우 윙백의 오버래핑을 적극 활용한다. 아우구스틴손과 루스티그는 이번 유럽지역예선에서 각각 팀 내 어시스트 1, 3위를 기록하며 스웨덴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배경에는 스웨덴의 남다른 미드필드 운영 방식이 있다. 스웨덴은 미드필드를 '일(一)자'가 아닌 중앙으로 이동시킨 4-2-2-2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한다. 물론 수비시에는 다시 플랫으로 퍼져 포백과 함께 두줄 수비를 구사하지만, 공격시에는 윙백에게 측면 공격을 맡기고 좌우 미드필더가 가운데로 이동한다. '에이스'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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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고민은 중앙 미드필더다. 세바스티안 라르손(헐시티)과 알빈 에크달(함부르크)은 공격 보다 수비에 장점을 보인다.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에크달 대신 공격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라르손은 날카로운 킥은 여전하지만 역동성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안데르손 감독은 중앙을 오갈 수 있는 포르스베리와 빅토르 클래손(크라스노다르)을 좌우 측면에 배치해 이 약점을 상쇄했다. 아우구스틴손과 루스티그의 공격력도 배가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투톱에는 1m89의 올라 토이보넨(툴루즈), 1m84의 마르쿠스 베리(알 아인) 두 장신 공격수가 포진한다. 토이보넨과 베리는 몸싸움도 능한데다, 둘 다 장신치고는 스피드까지 있는 편이다. 일반적인 투톱 구성 요건인 '빅앤스몰'로 볼때 토이보넨이 빅, 베리가 스몰에 해당한다. 포르스베리가 공격을 만들어가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스웨덴은 롱볼 전략을 적극 구사한다. 토이보넨이 머리로 떨구고, 베리가 이를 주어먹는다. 베리는 오른발이 주발이지만, 왼발도 능하다. 베리는 이같은 패턴으로 지역예선에서 팀내 최다인 8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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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예선에서 스웨덴이 당한 3패 중 하나인 불가리아 원정(2대3)을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스웨덴은 상대의 적극적인 압박에 고전했다. 단조로운 롱볼 위주의 공격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좌우 뒷공간이었다. 오버래핑에 나선 좌우 공간을 린델로프가 커버했는데, 도와줄 그란크비스트의 스피드가 느려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스웨덴이 한국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노리는 경기 운영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만큼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에 나서는 좌우 뒷공간은 우리가 노려야 할 핵심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