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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인식·종사자 처우·법인 자부심…노인복지 혁신 이끌 것"

기사입력 2025-08-11 16:17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한철수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제23대 회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종사자가 행복해야 어르신이 행복하다"면서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과 복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2025. 08. 11.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지난 4월 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제23대 회장 취임식에서 한철수(앞줄 오른쪽서 6번째) 회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주먹을 쥐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한철수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저서 '존엄케어를 실천하는 감동의 스토리'를 언급하며 "리더의 철학이 시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2025. 08. 11. phyeonsoo@yna.co.kr
한철수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 "요양시설은 혐오 아닌 필수 인프라"

"국민이 찾는 시설로 전환해 지자체가 유치하는 곳으로 바꿀 것"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초고령사회에서 노인복지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 존립과 직결된 필수 과제입니다. 국민 인식 개선, 종사자 처우 향상, 사회복지법인의 자부심 회복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한국 노인복지의 새 틀을 만들겠습니다."

최근 취임한 한철수(66)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제23대 회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3년 임기 동안 추진할 핵심 과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1954년 '양로시설협회'로 출범한 한국노인복지중앙회는 전국 17개 시도 지부와 817개 사회복지법인 회원시설을 거느린 국내 최대 노인복지단체다. 전북 김제 애린양로원은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한 회장은 사회복지 분야 석사과정을 전공하고, 노인복지중앙회 부회장을 거쳐 현재 서울시립 남부 노인전문요양원 원장을 지내는 등 37년째 현장을 지켜온 노인복지 전문가다. 지난해 저서 '존엄케어를 실천하는 감동의 스토리'(행복에너지)를 펴내기도 했다.

한 회장은 무엇보다 요양시설에 대한 국민 인식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서울처럼 토지비와 건축비가 비싼 지역에서는 요양원 설립이 쉽지 않은데, 님비(NIMBY) 현상까지 겹쳐 부지가 있어도 주민 반대로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과 독일은 오히려 지자체가 부지를 제공하며 '와서 지어 달라'고 요청할 만큼 신뢰와 필요성이 높다"고 대비시켰다.

그는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먼저 '존엄 돌봄' 실천과 우수사례 홍보를 강조했다. "언론을 통해 긍정적 면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우리 지역에도 요양원을 지어달라'는 인식으로 바뀌고, 그래야 정부 정책도 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과제는 요양보호사 수급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종사자 처우 개선이다. 한 회장은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 중 현장에서 일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며 "낮은 임금, 높은 노동 강도, 사회적 인식 부족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외국인 요양보호사 도입 방안에 대해선 "내국인 종사자 처우 개선이 먼저"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사회복지사와 동일한 임금 가이드라인 도입, 호봉제와 진급제 부활, 장기근속 장려금 외에 1년 이내 퇴사자가 많은 만큼 신규 입사자에 대한 취업 장려금 등 초기 정착 지원책을 끌어내야 인력 채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청년 고용 장려금, 산업재해 예방 설비 지원 등 타 부처 예산을 활용해 종사자들의 처우와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종사자가 행복해야 어르신이 행복하다"며 "직원 복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자존감을 높이는 캠페인과 근무환경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또 "장기요양보험 도입 이후 민간시설이 80∼90%를 차지하면서 사회복지법인까지 '영리사업'으로 오인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비영리 법인의 공공성 강화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노후한 양로 시설의 개·보수 예산 확대, 1~2인실 전환, 생활복지사 명칭 복원, 장애인 주차 혜택 확대 등을 제도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요양 기관 역시 노후 시설 개·보수 및 유니트 케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 확대, 치매 전담 시설 확충과 개인시설의 비영리 전환을 유도해 공공보험 체계 안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특히 취임 공약으로 ▲요양원 급식비 급여화로 본인부담 경감▲장기요양보험·노인복지법 불합리 조항 개정▲과도한 노인학대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개선과 예방 중심 전환▲양로시설 현대화 및 인력 기준 개선▲통합돌봄 시대 대비 다기능 시설로 전환▲중앙회 권한 분산과 회장 불신임제 도입 등 6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노인학대 발생 건수가 전체 시설의 0.01% 미만이지만 언론 보도로 전체 시설이 노인학대를 하는 것처럼 매도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대다수 시설이 낮은 수가(酬價) 속에서도 헌신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자신의 저서를 언급하며 "리더의 철학이 시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멘토링, 칭찬 캠페인, 휴가비·성과급 지급, 집단갈등 예방 등 다양한 '직원 행복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직원들의 표정과 태도가 시설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3년 임기 내 모든 것을 이루기는 어렵지만, 로드맵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면 다음 회장이 이어받아 완성할 수 있다"며 "초고령사회에서 노인복지가 국가 발전의 핵심 축이 되도록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phyeonso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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