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기운 듬뿍 받고 갈게요."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40)의 목소리는 활기차면서도 비장했다.
"2012년은 어느 때보다 막중한 1년이 될 것 같네요. 소망을 가득 담아 빌어야지요."
정 코치가 뜻깊은 임진년 해맞이를 했다. 정 코치는 오는 6일 구단 시무식을 앞두고 막바지 겨울휴가를 즐기는 중이다.
시즌 치르고 마무리 훈련 돌보느라 가정에 소홀할 수 밖에 없어 미안했던 정 코치는 큰맘 먹고 강원도 강릉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절친한 친구인 넥센 홍원기 수비코치의 가족도 동행했다. 2011년 마지막 밤 인근 한화리조트의 온천에서 목욕재계를 하며 몸과 마음을 먼저 갖췄다.
정 코치는 1일 새벽 동해안 바닷가에서 2012년의 희망찬 일출을 맞았다. 붉게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생각해두고 있던 여러가지 새해 소망도 빌었다.
정 코치가 쏟아낸 소망에는 소속 팀 한화의 미래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 코치가 이번 휴가 기간 동안 특별히 신년 해맞이를 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한대화 감독을 도와 코치로 일해 온 정 코치는 아직 이렇다 할 팀 성적표를 받아보지 못했다.
2012년은 구단이 작심을 하고 포스트시즌의 꿈을 이뤄보겠다고 벼르고 있는 해다.
이런 주변의 기류 때문에 정 코치의 임무가 부쩍 막중해졌다. 중간 요원 송신영을 비롯해 어릴 적부터 친구로 지내던 박찬호까지 입단했다.
송신영과 박찬호는 정 코치가 책임져야 하는 한화 마운드에 희망으로 가세한 '지원군'이다. 여기에 올시즌 부상으로 부진했던 에이스 류현진을 부활시키는 임무도 정 코치의 몫이다.
정 코치로서는 스스로를 자극하기 위해서라도 뭔가 비장한 각오로 새해를 맞이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평소 하지 않던 해맞이를 선택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여행에 동행한 홍 코치 역시 박찬호와 가장 친한 친구로 꼽히는 충남 공주의 '죽마고우'다. 박찬호의 새해 소망도 대신 빌어줬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박찬호가 명예롭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한화와 야구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것 외에 더 바랄 게 없었다.
동쪽으로 해맞이 여행을 떠난 정 코치는 마음의 부담은 동해 바다에 던져버렸고, 대신 희망과 용의 기운을 가득 품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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