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쟁이 아들의 예방접종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병원을 찾고 있는 요즘 부담스러운 접종비에 지갑이 점점 얇아지고 있다. 뇌수막염과 폐구균 백신을 접종한 오늘 하루 비용만 무려 19만원. 물론 두 예방백신 모두 '필수'가 아닌 '기타'예방접종이라는 이유로 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정부 지원대상도 아니다. 로타바이러스, 폐구균, 뇌수막염, A형감염 등 기본접종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선진국에서는 이미 필수접종 대상이며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적극 권장하고 있는 선택예방접종 비용을 모두 합치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아이의 건강과 관련된 예방접종을 두고 필수냐 선택이냐를 따질 부모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B형 간염, 결핵, 소아마비, 수두, 홍역 등 12세 이하 영유아와 어린이에게 필요한 총 8종의 국가 필수예방접종 역시 전액 무료는 아니다. 각 지자체별로 지원내용이 다르다 보니 사는 지역에 따라 본인 부담금 역시 천차만별 많게는 수십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다행히 필자가 사는 서울 구로구는 올해부터 필수예방접종 본인 부담금을 전액 지원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자치구에 사는 부모들은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언제가 남편과 함께 출산 축하금으로 수백만 원을 주는 지자체 관련 기사를 보고 아이 낳기 전에 그쪽 동네로 이사 가자고 우스갯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 아이의 건강관리에 있어서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내년부터 국가지정 필수예방접종비를 전액 지원할 뜻을 밝혔고 정부 역시 내년부터 병의원에서 필수예방접종 시 지불해야하는 본인부담금을 낮추겠단 의사를 내비쳤다.
아이를 낳기만 하면 나라에서 알아서 키워준다는 공허한 메아리대신 적어도 아이들의 건강에 필수적인 예방접종비용 만큼은 국가가 전액 부담해 누가 어디에 살건 간에 똑같은 혜택을 누려야 마땅하다. 아울러 경제적인 이유로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못해 가슴 아파하는 부모가 없도록 대표적인 선택예방접종들 역시 점차적으로 필수항목으로 옮겨가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SC페이퍼진 명예주부기자 1기 최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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