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22·고려대) 이후를 걱정해왔다. 선수 발굴이 시급했다. 곽민정 (18·수리고) 윤예지(18·과천고) 등 김연아와 동시대에 활약한 선수들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김연아 이후 다시 암흑기가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했다.
하지만 '포스트 김연아 체제'의 해법은 있었다. 2011~2012시즌이 마무리되어가는 8일 2012년 KB금융그룹 코리아피겨스케이팅챔피언십이 열린 서울 공릉동 태릉빙상장에서 답이 나왔다. '치열한 경쟁'이었다.
이날 관심의 초점은 여자 싱글이었다. 좌석을 가득 메운 350여 관중들은 올해로 만15세가 되는 1997년생 라이벌인 김해진(과천중) 박소연(강일중)의 맞대결에 숨을 죽였다.
이제까지 둘이 펼친 경쟁은 치열했다. 김해진은 지난해 1월 열렸던 2011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9월 루마니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는 144.61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소연은 10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6차대회에서 144.71점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 가운데 최고점수였다. 12월 열린 전국랭킹전에서는 김해진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치열한 경쟁은 서로의 기량을 끌어올렸다. 평소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는 김해진은 이번 대회에서 난이도가 조금 더 높은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해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박소연 역시 약점이었던 트리플 플립 점프를 실수없이 구사하게됐다.
이날 김해진은 10명의 선수 가운데 맨 마지막으로 나섰다. 박소연은 김해진 바로 앞이었다.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 성적의 역순이었다. 김해진은 1위, 박소연은 2위를 차지했었다. 김해진은 단 한차례의 실수도 없이 모든 연기 요소를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합계 167.73점으로 우승, 3연패에 성공했다. 4연패를 했던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이다. 반면 박소연은 역전에 대한 부감감이 커보였다. 트리플 토루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박소연은 합계 144.59점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해진은 "혼자가 아니고 함께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 때문에 더 기량이 발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고성희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는 "또래 선수들과의 경쟁 구도 덕택에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남자 싱글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김민석(19·고려대) 이동원(16·과천중) 이준형(16·도장중) 등의 경쟁 구도에 김진서(16·오륜중)까지 가세했다. 김진서는 합계 186.44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피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3년만에 전국 제패여서 더욱 놀랍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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