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충무로의 발견, 2012년 최고의 기대주, 이 두 개의 타이틀을 양쪽 어깨에 짊어진 '새 얼굴'이 있다. 부리부리한 눈빛과 다부진 입매, 소년과 남자의 경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한 매력까지, 보면 볼수록 젊은 시절의 장동건을 꼭 닮았다. 영화 '마이웨이'에서 김준식(장동건)의 소년 시절을 연기한 신인배우 도지한(21). 마라톤 스타트라인에 선 그의 눈빛이 커다란 스크린에 날카롭게 새겨지면서 '마이웨이' 두 남자의 운명적 대결이 비로소 시작된다.
2009년 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로 데뷔한 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거상 김만덕' 등의 드라마에 얼굴을 비췄지만, 영화는 '마이웨이'가 처음이다. 시작부터 강제규 감독의 블록버스터에, 장동건 아역이라는 행운을 거머쥐었지만, 김준식이란 인물의 밑그림을 빈틈없이 그린 건 순전히 도지한의 노력이었다. '아역 시절이 짧아서 아쉬웠다'는 주변의 칭찬을 전해주자 그는 꽤 쑥스러워했다. "영화에서 제 모습을 보는데, 기분이 좋으면서도 무척 부끄러웠어요. 친구들과 가족들은 '생각보다 잘 나왔다' '멋있더라'고 말해줬지만, 제 눈에는 부족한 점밖에 안 보여서 후회가 되더라고요. 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도지한은 촬영 전 2~3개월 동안 일주일에 서너 번씩 장동건과 마라톤 훈련을 받았다. '리틀 장동건'이 '어른 도지한'을 만난 셈. 기분이 묘했을 것 같은데, 그는 다른 이름을 꺼내놓는다. "오히려 '거상 김만덕'에서 한재석 선배 아역을 연기했을 때 닮았단 얘기를 더 많이 들었어요. 심지어 타츠오 아역을 연기한 일본배우는 일본의 투수 다르빗슈를 닮았단 얘기를 하던걸요. (웃음)"
누구를 닮았든, 선 굵고 잘생긴 얼굴이 강렬히 남는 건 도지한의 타고난 복이다. 그렇다고 순전히 외모 덕만 봤다는 건 아니다. 그는 배우가 되기까지 꽤 먼 길을 돌아왔다. 수영선수로 활약하던 중3 시절 배우가 되고 싶다는 도지한의 얘기에 아버지는 그를 중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2년 뒤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황을 멈추지 않자 그에게 아버지가 물었다. "대체 뭘 하고 싶니?" 도지한은 답했다. "예전부터 얘기하지 않았나." 결국 아버지가 뜻을 굽혔다. 그리고 도지한은 '마이웨이'로 자신의 가능성을 아버지 앞에 증명해 보였다.
올해 여름엔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타워'에도 얼굴을 내민다. 신입소방관 역이다. "'마이웨이' 끝나고 '타워' 촬영을 시작했어요. 김인권 선배와는 '마이웨이'에 이어 또 만난 거라 무척 친해졌어요. 설경구, 안성기, 박철민 선배 등과 한여름에 소방복 입고 불 속에서 사투를 벌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선배들과 함께 고생하면서 배우로서 갖춰야 할 것들을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며 겸손해하는 도지한, 올 여름엔 '리틀 장동건'이란 꼬리표를 당당히 떼어낼 듯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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