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기태 감독의 자신감은 '10%의 발전이 모여 큰 힘이 된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지난 10일 LG는 잠실구장에서 선수단 체력테스트를 했다. 기준점을 넘지 못해 전훈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는 선수도 일부 나왔지만, 김기태 감독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특히 (큰) 이병규 박용택 이대진 같은 고참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온 게 보인다. 고무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기태 감독은 감독실의 선수 현황판을 보면서 올시즌을 전망했다. "우리 팀 나쁘지 않다. 이대형과 (작은) 이병규가 작년 보다는 분명히 나아질 것이다. 이진영도 성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고. (큰) 이병규처럼 작년에 잘해준 고참들이 제자리를 지켜준다면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대형은 지난해 타율 2할4푼9리에 그쳤다. 본격적인 1군 선수로 활약하기 시작한 뒤 가장 나쁜 성적이었다. 올시즌에는 지난해에 비해선 분명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게 김기태 감독의 믿음이다. 마찬가지로 타율 2할5푼을 기록한 (작은) 이병규, 2할7푼6리의 이진영도 2012시즌에는 조금씩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외형상 LG는 전력이 약화됐다. 이번 겨울 들어 조인성 송신영 이택근 등 주요 선수들이 FA 시장에서 다른 팀을 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남아있는 선수들에게서 해답을 찾고 있다. 분명 작년보다 나아질 선수들이 많으니, 그 결과물이 합쳐지면 팀의 등수를 끌어올리는 큰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전적인 표현을 동원하자면, 티끌 모아 태산이다.
바로 이같은 이유로 인해 지난 5일 구단 시무식때 "올해 우리팀 목표는 60패다. 60패만 하자"는 발언을 했다. 73승60패가 목표라는 얘기가 되는데, 결코 못 이룰 수치가 아니라고 김 감독은 강조했다. 그 정도면 4강은 충분한 성적이다.
믿음을 유지시키는 건 희망적인 시선이다. 김기태 감독은 "투수쪽도 나쁘지 않다. 한 희 같은 젊은 투수들이 아주 야무지다. 봉중근도 나중에 돌아올 것이고, 김성현 같은 경우는 스피드가 시속 149㎞까지 나온다"며 웃었다.
사실 해마다 이맘때면 감독들은 "선수가 정말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게 된다. 팀을 이끄는 수장 입장에선 등 뒤의 뜨끈뜨끈한 난로 보다는 찬바람 들어오는 빈틈만 눈에 띄기 마련이다. 그러니 일단 앓는 표현들이 먼저 나오게 된다.
9년 연속 4강에 실패한 LG는 이제 그런 엄살조차도 용납되지 않는 팀이 됐다. 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김기태 감독은 되도록 희망적인 시선을 유지한 채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즌이 개막되면 김기태 감독이 믿었던 부분에서 조금씩 균열이 발생할 것이다. 1월에 구상했던 그대로만 굴러간다면 어떤 팀인들 4강에 못 들까. 그래도 김 감독은 "나쁘지 않다. 할만 하다"며 긍정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김기태 감독은 커다란 다이어리를 집어들더니 "올한해 내가 계획하는 것, 선수들에게 일어나는 일, 팀 현황이 이 안에 다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이걸 어떤 내용으로 채워가느냐가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LG는 오는 15일 사이판과 일본 오키나와 전훈캠프로 떠난다. 2012시즌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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