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겨울나기의 포커스, 체력 관리에 맞춰졌다.
3년만의 우승을 위해 선동열 호를 출범시킨 KIA는 시즌을 완주할 수 있는 체력 완성에 주력하고 있다. 선 감독이 부임 후 선수들에게 연봉 5%를 걸고 주문한 과제도 같은 맥락. 비활동기간 중 적정 체지방 과제를 통한 몸만들기는 체력 관리를 위한 주문이었다. 목표치 달성을 위해 각자 알아서 땀을 흘리느라 연말이 분주해졌지만 덕분에 새해를 가벼운 몸으로 산뜻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15일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출발에 앞서 선수단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선동열 감독은 "12월 한달간 선수들이 체력관리를 잘했다"고 흐뭇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KIA는 왜 체력 단련에 집중하고 있는 걸까. 지난 2년간의 쓰린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다. 세가지쯤 된다.
악몽의 줄부상, 원인은 체력 저하
KIA는 지난 2년간 돌림병 같은 줄부상으로 다 된 농사를 망쳤다. 지난 시즌은 특히 심했다. 주축 야수 대부분이 한차례 이상씩 엔트리에서 빠졌다. 나지완 이용규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 김선빈 김상훈 등 우승을 위한 핵심 멤버들이다. 물론 김상현 김선빈 등 공에 맞는 부상도 있었다. 광주구장의 인조잔디도 한몫했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부상의 주요 원인은 체력 저하에 있었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이 저하된 채로 그라운드에 서게 된다. 심해지면 다리가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수비와 주루 시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필요한 근육에 힘이 들어가면서 부상에 저항히기 힘든 취약한 몸 상태가 된다. 한 선수는 "몸이 힘들면 공에 대한 반응이 느려진다"고 말한다. 공에 맞는 부상도 체력과 무관한 것만은 아니란 뜻이다.
후반기 급추락, 원인은 체력 저하
지난 시즌, KIA는 전반을 1위로 마쳤다. 하지만 후반에 급추락해 4위로 턱걸이했다. 가장 큰 원인은 로페즈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 등의 부상이탈에 따른 출혈이었다. 이는 남은 선수들에게 부정적 여파를 미쳤다. 전반기까지 펄펄 날던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리면서 페이스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강 테이블세터로 위용을 떨치던 이용규 김선빈의 출루율이 저하되면서 KIA의 공격 활로는 무뎌지기 시작했다. 중심타선이 줄줄이 빠진 상황이라 득점루트가 꽉 막힌 셈. 후반기 체력 저하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SK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하고도 홈인 광주에서 열린 3,4차전을 잇단 영봉패로 허무하게 내줘야 했던 원인은 체력 탓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후반은 체력 싸움이다. 체력이 뒷받침돼야 기술도 따라올 수 있다"며 후반기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뛰는 야구의 배터리는 체력
선 감독은 기동력을 살린 야구를 선호한다. 부임 후 "필요하다면 트레이드를 통해 빠른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고 말한 이유다. 마무리 캠프 당시 신종길 중용 의사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KIA에는 이용규 김선빈 신종길 안치홍 임한용 등 뛰는야구에 적합한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발이 아무리 빨라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다. 주루, 특히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필요로 하는 도루는 체력 소모가 큰 움직임이다. 천하를 호령하던 대도들이 나이가 들면 도루 시도를 줄이는 이유도 바로 체력 문제 때문이다. 도루를 위해 필요한 배터리가 바로 체력이다. 30도루를 목표로 삼은 김선빈이 체력을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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