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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처서 재회하는 허정무와 설기현의 특별한 인연

by 박찬준 기자
설기현.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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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이가 나한테 코낀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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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인천 감독은 '제자' 설기현과의 재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12년전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함께 했던 기억을 뒤로 하고 인천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8강 진입을 위해 손을 잡기로 했다. 허정무 감독은 13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57번째 생일축하자리에서 "12일 설기현이 목포로 찾아와 함께 만났다. 구두로는 입단에 어느정도 합의한 상태다. 세부사항을 논의 중"이라며 설기현 영입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설기현 측은 13일 구단을 방문해 세부계약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설기현의 계약기간은 2년이 유력하며, 은퇴 후 지도자 보장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설기현은 허 감독이 원했던 1순위 선수는 아니었다. 허 감독은 인천출신 김정우 이천수 김남일의 영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정우와 김남일은 연봉 차이로, 이천수는 임의탈퇴 신분이 풀리지 않아 데려오지 못했다. 허 감독은 지난 시즌 팬들에게 "스타플레이이어를 꼭 영입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이때 울산과 결별한 설기현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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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과 설기현의 인연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 감독은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의 공격수였지만, 이동국 김은중에 가렸던 설기현을 올림픽대표와 A대표 선수로 키웠다. 설기현의 유럽행도 허 감독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일본행을 추진하던 설기현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활약해야하는 선수가 일본에 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럽으로 가라"는 허 감독의 조언으로 유럽 도전을 선택했다. 설기현은 허 감독의 바램대로 유럽에서 자리잡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떠올랐다.

허 감독은 당시의 추억을 상기시키며 설기현을 설득했다. 설기현은 K-리그 잔류를 원하고 있었지만, 부산에 있는 집과 거리를 이유로 인천행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허 감독은 "이제 나를 도와줄때다. 비행기도 있는데 거리가 무슨 상관이냐. 유니폼을 벗을 날도 얼마남지 않았고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겠다"며 설기현의 마음을 흔들었다. 설기현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은사의 제안을 뿌리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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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은 설기현을 어린 선수들의 멘토로 집중 활용할 예정이다. 매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려줄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전수시키고 팀의 중심만 잡아줘도 만족한다고 했다. 전술적으로는 중앙 공격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허 감독은 "활동폭이 많은 기현이는 중앙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체력적 부담도 있고해서 사이드는 기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매경기 투입하지 않고 기현이가 최대한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했다.

12년 전 약관이었던 제자는 베테랑으로 돌아와 스승의 품에 안겼다. 역할도, 체력도 달라졌지만, 허 감독과 설기현이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K-리그 잔류를 목표로하는 인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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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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