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닥치고 공격)', '철퇴 축구(원거리를 유지하면서 둔탁한 철퇴로 원샷원킬하는 축구).'
전북 현대가 2011년 히트시킨 '닥공'과 울산 현대의 '철퇴 축구'. 2011년 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브랜드 전쟁이었다. K-리그 팬들은 이제 전북 대신 '닥공'을, 울산 대신 '철퇴'라는 브랜드를 먼저 기억할 정도다. 전북은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사전 미팅에서 2011년 성공사례로 '셧업, 어택(Shut up, Attack:닥공)'을 프리젠테이션 하기도 했다. '닥공'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축구의 히트상품이 됐다.
그런데 2012년 K-리그는 브랜드의 향연장이 될 것 같다. 각 팀들마다 팀 컬러에 맞는 브랜드를 탄생시키고 있다. FC서울은 '무공(무조건 공격)', 제주는 '방울뱀 축구(잔뜩 움츠리고 있다 한 순간 공격하는 선수비, 후역습 축구)'를 표방했다.
전남도 이 트렌드에 합류할 기세다. 전남 광양에서 동계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정해성 전남 감독이 브랜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북이나 울산에서 브랜드를 선보여 흥행에 성공했다. 분명 브랜드를 만들어 알리는 것이 흥행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즐거워한다면 K-리그 구단들이 이에 동참해야 한다."
이런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막상 만들지는 못했단다. 그러면서 인터뷰 도중 잠시 틈을 내 생각에 잠겼다. '네이밍' 작업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정 감독은 웃으며 한 단어를 내 뱉었다.
'용가리 축구.' 침묵이 흘렀다. 내용을 해석해보려는 기자와, 말은 꺼냈지만 막상 뜻까지는 생각지 못한 정 감독 사이의 흐르는 침묵이었다. 함께 머리를 맞대며 고민했다. 이내 정 감독이 말을 이었다.
"드래곤즈니깐 무조건 '용'자는 들어가야 한다. 뒤에 '가리'는 올시즌 선수단 절반 이상이 바뀌었으니 전남 드래곤즈가 '갈이'됐다는 뜻으로 쓰면 어떨까."
'용+갈이'가 '용가리'로 탄생한 순간이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듯 했다. 다른 팀의 브랜드는 플레이 스타일을 표현하는데 반해 '용가리 축구'는 팀의 변화만을 대변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정 감독은 "아무래도 고민을 더 해봐야 겠다. K-리그 개막전 열리는 미디어데이전까지 고민해 보겠다. 좋은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발표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앞으로 탄생할 정해성호의 브랜드. 정 감독의 말 속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감독생활을 하면서 여지껏 화려한 멤버로 팀을 꾸려본 적이 없다. 그래서 팀워크를 가장 중시한다. 이런 것을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용처럼 승천한다는 의미도 포함해야 할텐데…."
광양=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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