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의 음주,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프로야구 팀들이 슬슬 전지훈련을 떠나는 시점이다. SK도 15일 미국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음주와 관련된 보도가 나왔다. SK 선수단 미팅 과정에서 음주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겠다는 얘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술 마시고 사고치면 영구제명'이란 표현까지 나왔다고 한다.
확인해보니 이만수 감독이 직접 언급한 내용은 아니었다. 이 감독은 그 자리에서 "팀에 저해되는 행동을 하는 선수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후 감독이 없는 자리에서 코치가 선수들에게 평소보다 강하게 경각심을 불러넣으며 술과 담배 얘기를 꺼냈는데 그게 감독의 의중인 것으로 전달된 것이다.
벨트 차고 하는 스포츠가 얼마나 될까. 배 나와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구기종목인 프로야구. 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많다. 이참에 프로야구 전현직 감독들은 선수들의 음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짚어봤다. 2011년 기준(12월 한국주류산업협회 발표)으로 성인들이 한달 평균 1인당 소주 5.8병, 맥주 7.2병, 탁주 2병을 마시는 나라에서 프로야구와 관련된 술 얘기를 빼놓을 수 있겠는가.
사고만 치지 말라
거의 대부분의 전현직 감독들은 술과 관련해 선수들을 강제로 억압하지는 않는다. 감독들도 뻔히 안다. 다음날 훈련때 보면 어떤 선수가 숙취가 남아있는 지 다 보인다. 원칙적으로는 '금주'가 기본이다. 하지만 도에 지나치지 않으면, 시기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면 문제삼지 않는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술을 즐기지 않는다. 가끔 "누가 술로 덤비면, 눈 딱 감고 한명 정도는 보내버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본인은 술자리를 싫어하지만 선수들의 술자리까지 막진 않는다. 김시진 감독은 선수들 음주와 관련해 "소도 가끔씩 먹여주고 재워주고 쉬게 해줘야 일을 잘 한다"는 표현을 쓴다. 지나치지 않으면 봐준다는 의미다.
KIA 선동열 감독은 NC 다이노스를 포함한 9명의 사령탑 가운데 한화 한대화 감독, LG 김기태 감독과 함께 '주당 트리오'로 꼽힌다. 물론 요즘은 술을 상당히 많이 줄였다. 본인이 선수시절 워낙 술과 관련해 알려진 에피소드가 많기 때문인지, 현역 선수들에게도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2년전 장원삼이 넥센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직후의 일이다. 선 감독은 장원삼에게 "열심히 잘 해보자"고 말한 뒤 취재진에겐 "원삼이가 술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어서 일단 숙소 생활을 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웃었다. 심각하게 문제삼을 일이라면 취재진에게 얘기할 이유가 없다. 결국 선 감독은 언론 지면을 통해 장원삼에게 "너, 술 마시긴 마시되 절대 도가 지나치면 안 된다"고 넌지시 충고를 한 셈이다.
늘 '사고'가 문제다
롯데 양승호 감독도 술을 즐기는 지도자다. 지난해 양 감독은 롯데 모 선수와 관련, 가까운 기자들에게 "쟤가 술을 너무 너무 먹어. 골치아파 죽겠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양 감독은 "다 큰 선수들인데, 사고만 치지 않으면 내가 사생활까지 간섭할 수야 있나"라고 말한다.
롯데 모 선수처럼 가끔 술냄새를 풍기며 훈련하는 건 애교 수준이다. 가끔씩 진짜 사고치는 사례가 나온다.
몇년전 선동열 감독이 삼성에 몸담을 때 모 선수가 낮경기가 열리는 날 세시간 넘게 지각했다. 물론 술이 원인이었고 알람 소리마저 듣지 못했다. 선 감독은 곧바로 선수단내 벌금 최고액인 200만원을 지시했다. 해당 선수는 평소 술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터라 억울할 만도 했다. 하지만 원칙은 원칙이었다.
김시진 감독 역시 원칙을 중시한다. 몇년전 넥센에서 모 젊은 선수가 술을 마시고 연봉협상 자리에 늦게 나왔다. 그날 당장 문제된 건 아니었지만 술 때문에 해당 선수가 비슷한 잘못을 여러 차례 하자 김시진 감독은 나중에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과거엔 모 구단 선수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속칭 '꽃뱀'에게 걸려들어 망신을 당할 뻔 했다. 그 여성이 자신의 옷을 스스로 찢어버리는 장면이 CC TV에 기록으로 남아있었던 덕분에 해당 선수는 위기를 모면했다. 결국엔 술이 발단이었다. 문제는 조용히 해결됐지만 해당 선수는 구단측에 결코 좋게 보일 리 없었다.
어차피 마실거면 독주를 마셔라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은 역대 감독들 중에서 선수들의 음주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지도자중 한명일 것이다.
두산 감독 시절에 김인식 위원장은 "못 마시게 무조건 막는다고 그게 막아지냐고. 어차피 먹을 건데. 그런데 선수는 몸이 재산이야. 프로야구 선수 정도 되면 지가 돈 주고 사먹든, 연봉 높은 선수들한테 얻어먹든 비싼 술, 양주를 짧은 시간 동안 후딱 먹고 일찍 들어가 자는 게 좋아. 괜히 소주나 맥주를 밤새 퍼마시는, 그런 일은 몸 버리니까"라고 말했다.
나중에 김인식 위원장은 선수들이 술 마시는 장소에 관련해서도 기자에게 언급한 적이 있다. "연봉 많이 받고 지명도 높은 선수들은 차라리 룸살롱 같은데 가서 마시라고 해. 그래야 일반 손님들과 시비가 안 붙지. 그저 돈 좀 아끼겠다고 선술집에서 밤새 마시다보니 옆자리 팬들과 시비도 붙고 싸우게 되는거야."
김응용 전 삼성 사장은 해태와 삼성 사령탑을 맡을 때 술과 관련해 상당히 엄격한 지도자로 소문나 있었다. 해태 시절에는 원정 숙소인 호텔 로비 중앙에 있는 의자에 앉아 눈을 부라리며 지키기도 했다. 당시 술한잔 하기 위해 몰래 빠져나갔던 '빠삐용'들이 호텔로 돌아오다 화들짝 놀라 주차장의 승용차 뒤에서 이제나저제나 숨죽이며 기다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새벽에 술취해 들어가다 엘레베이터에서 김 사장을 만난 선수가 놀라서 그길로 달아난 유명한 사건도 있었다.
사실 그때 김응용 사장이 로비를 지킬 게 아니라 선수들 묵는 방을 점검하고 벌금을 매기면 그게 더 효율적일 수 있었다. 말은 무섭게 했지만, 김응용 사장도 결국 정도를 지나치지 말 것을 주문했던 지도자였다.
프로라면 자제의 결단력 필요
확실히, LG 김기태 감독은 술을 즐기는 지도자중 한명이다. 대신 다음날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훈련준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LG는 술 마시고 약간의 잘못을 저지른 선수가 센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큰 구단이다. 시기란 게 있다. 9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는, 올해가 어찌보면 전시 상황이다. 머리 위로 포탄이 날아다니는데, 술 마시고 훈련에 늦는 선수가 나온다면 아마도 큰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도를 넘는 음주 문제가 발생하면, 김기태 감독은 1군 주전선수라 해도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석달간 김기태 감독이 '원칙'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SK 이만수 감독은 본인이 술을 입에 대지 않지만 선수 음주 문제에 대해선 여타 감독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준을 갖고 있다. 다만 선수가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해서 만큼은 정말 싫어한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은 최근 시무식때 선수들에게 "술을 먹더라도 자제하는 결단력은 여러분의 몫이다. 그런 것도 컨트롤할 수 없다면 프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인 NC 선수단에는 꼭 필요한 당부였을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
‘부부의 세계’ 김희애 아들 전진서, 성인 연기자로 성장..훌쩍 큰 근황 -
김숙, 제주도에 매입한 '200평 집' 폐가 됐다 "10년간 방치" ('예측불가') -
서동주 "데이트 폭력 당했다" 고백..표창원도 "욕이 아깝다" 분노('읽다') -
'4억 분양 사기' 이수지, 절친 지예은 한마디에 감동 "재산 절반 주겠다고" ('아니근데진짜') -
고영욱, 이상민 대놓고 또 저격..“거짓말쟁이 너란 작자. 사람들이 바보 같냐” -
'메소드연기' 이동휘 "이동휘役 연기?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아" -
선우용여, 결국 '아들 편애' 논란 터졌다 "딸은 참견 심해 화내게 돼" -
성덕된 기안84, '넥타이+정장' 풀착장 후 오열..."드디어 만났다" ('나혼산')
- 1.봄날 '국민 삐약이' 신유빈의 눈부신 미소! 中안방서 전 세계1위 주율링의 무패행진을 끊었다[WTT 충칭 챔피언스 단식]
- 2.'손호영 2안타 2타점 → 김민석 동점포' 야속한 하늘…2446명 부산팬 아쉬움 속 8회 강우콜드! 롯데-KT 6대6 무승부 [부산리뷰]
- 3."확신이 없다" 현실로 나타난 불안감? 롯데 日외인 첫등판 어땠나…'장타+폭투+실점' 콜라보, 1회가 문제 [부산리포트]
- 4.강백호 역전포, 김서현 156㎞, 하루만에 끈끈해진 한화, 삼성에 한점 차 승리 설욕전[대전리뷰]
- 5.143km으로 퍼펙트 피칭 미쳤다! 이래서 NPB 66승 투수인가[광주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