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처럼 세트제로 할까요?"
동부 강동희 감독이 수비농구 비판 여론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올시즌 동부는 가장 적은 실점을 하며 수비농구의 대명사로 평가받으며 부동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성적에서는 커다란 효과를 거뒀지만 수비에 치중한 바람에 공격 농구는 실종돼 흥미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런 비판 여론은 지난 11일 KGC전에서 역대 최소 실점(41점)으로 승리하면서 가속화됐다.
강 감독도 이같은 여론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서운하다는 감정이 더 컸다.
강 감독은 "수비를 잘한다고 해서 재미가 없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면서 "상대의 강력한 공격을 훌륭하게 막아내는 장면을 보는 것도 묘미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동부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해서 상대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데 공격성이 덜하다는 이유로 비판받는 게 답답하다는 게 강 감독의 솔직한 심정이다.
강 감독은 "득점 많이 나오는 경기가 무조건 재미있는 것이라면 차라리 배구같은 종목의 경기 방식처럼 세트당 20점씩 정해놓고 5세트 경기를 하면 기본 100점은 나오지 않겠느냐. 농구도 경기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냐"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더불어 강 감독은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을 풍미했던 경험을 떠올려 최근 수비농구가 왜 대세를 이루는지 원인도 분석했다.
농구대잔치 시절에 비하면 선수와 팀들의 수비능력과 기술은 눈부시게 성장한 반면 공격기술과 개인기는 수비력 향상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거나 오히려 퇴보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수비농구가 유독 눈에 띠고 전체적인 경기 수준이 떨어져 보인다는 게 강 감독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강 감독은 "슈팅 가드 이광재가 합류하면 동부로 공격농구 제대로 펼쳐 보일테니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광재는 다음달 3일 군복무를 마친 뒤 복귀할 예정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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