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초청팀인 상무신협이 프로무대를 떠날 시간이 됐다.
상무신협의 경기력으로 기업팀들이 판을 치는 프로세계에선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 2011~12시즌 반환점을 돈 현재, 상무신협은 2승으로 7개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반전 드라마가 펼쳐지지 않는 한 세 시즌 연속으로 꼴찌를 할 가능성이 높다. 올시즌 상무신협은 유독 무기력한 경기를 자주 보여주고 있다. 상무신협은 지난 시즌 초반 삼성화재 등을 잡으면서 선전, 7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연패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졌고, 군팀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상무신협이 최근 한국배구연맹에 '상무신협과 대결할 때는 상대팀에 외국인 선수 출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면서 이걸 제도화하지 않으면 2012~13시즌부터 프로리그에 불참하고 선수 선발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1951년 육군 배구팀 특무대 창설이 시발점인 상무신협이 그동안 한국배구 발전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하면서 초청팀 자격으로 지금까지 프로리그에 참가한 공로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프로배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이번 행동은 용납하기 어렵다. 또 선수를 볼모로 팀 해체를 운운하는 것은 비난을 자초하는 일이다.
상무신협의 현재 신분은 초청팀이다. 프로배구판의 주인공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프로팀이다. 상무신협은 군팀이라는 한계 때문에 불가피하게 용병을 못 쓴다. 상무신협은 이걸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공정함의 잣대를 들어 상무신협과 대결할 때 다른 팀들도 용병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은 프로무대의 논리가 아니다. 그건 아마추어에서나 어울릴 법하다. 프로배구가 용병 한 명에 따라 성적이 좌지우지된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용병을 빼면 볼거리가 확 줄어든다.
배구연맹 이사회는 상무신협을 더이상 프로무대에서 뛰게 해서는 안 된다. 현재 7개팀에서 상무신협이 빠져 6개팀으로 줄어들더라도 감내해야 한다. 프로배구는 양적 팽창 보다 내실을 기해야 한다. 참가 팀이 줄더라도 팬들이 돈내고 볼만한 콘텐츠(경기)를 제공할 수 있는 팀들끼리 대결해야 한다. 프로축구는 군팀인 상주상무를 내년 시즌부터 1부 리그가 아닌 2부 리그로 내려보내기로 했다. 프로팀의 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구연맹은 상무신협의 프로 2군리그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 배구시장의 규모를 감안할 때 2군리그는 시기상조다. 상무신협은 원래 자리인 아마추어 무대로 돌아가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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