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를 뒤로 좀 밀어달라."
일본 선수로는 최고 대우를 받고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에 입단한 에이스 다르빗슈 유(전 니혼햄)가 지난 21일(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볼파크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펜스 길이를 뒤로 밀어달라는 요구를 다시 한번 밝혔다.
일본과 미국 보도진 250여명이 참가, 지난 2000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입단 기자회견과 맞먹는 규모로 열린 기자회견서 다르빗슈는 "구장이 좁다는 것이 조금 불안하다. 지난 1월에 방문했을 때 이를 요청했는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레인저스볼파크는 전형적인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좌측 펜스가 101m인데 비해 우측 펜스는 99m에 불과하고, 좌중간이 119m인데 비해 우중간은 115m로 확연한 차이가 난다. 다르빗슈가 지난해까지 뛰었던 니혼햄의 홈구장 삿포로돔과 비교해도 우측과 우중간이 1m씩 짧다. 사막 기후의 영향으로 공기가 건조, 비거리가 많이 나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시즌 홈런 갯수는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가장 많은 228개가 나왔다. 투수로선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대목. 박찬호도 텍사스에 뛸 당시 피홈런이 갑자기 증가하기도 했다. 이 덕분인지 텍사스는 지난 시즌 30개 구단 가운데 팀 홈런 2위(210개), 팀 타율 1위(2할8푼3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은 다르빗슈의 요구가 전혀 무리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2000년 이후 문을 연 13개 구장 가운데 5개 구장이 선수나 구단의 요청을 받아 개보수를 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디트로이트의 경우 좌중간이 너무 넓어 다른 팀 오른손 타자로부터 큰 부러움을 받기도 했는데, 2003시즌 후 거리를 120m에서 113m로 7m나 줄였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펜스를 내렸고, 휴스턴은 좌중간의 펜스를 높이 올리기도 했다.
한편 다르빗슈의 요구에 대해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은 "그럴 경우 우리 팀 좌타자들이 불리해진다. 팀의 주포인 좌타자 죠시 해밀턴과 상의해봐야 겠다. 두 명이 팔씨름으로 결정하는 것도 좋겠다"며 반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모습. 텍사스가 전형적인 공격 성향의 팀 컬러를 가지고 있어서 실제로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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