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선수들의 몸 상태가 60~70% 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19일 홍콩 아시아챌린지컵 출국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은 '판단 미스'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실전에 대한 부담감을 표했다. "원래 전지훈련을 겸해 출전할 계획이었는데 막상 출전하려고 보니 체력적으로 더 끌어올려야 할 시점에 스퍼트를 하게 됐다" "몸이 다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100%를 요구하면 이상이 온다. 페이스를 조절할 생각"이라고 했다.
'여우' 신 감독의 엄살이었을까. 뚜껑을 열어본 성남의 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23일 아시아챌린지컵 광저우 부리전에서 첫 선을 보인 한상운-요반치치-에벨찡요-에벨톤 등 '공격 4인조'는 전반에만 무려 4골을 합작했다. 5대1로 대승했다. 선발 공격진 전원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부산아이파크에서 '15억원+장학영' 조건으로 영입한 한상운이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세르비아 출신 '원톱' 요반치치가 1골, 에벨찡요가 1골 1도움, 에벨톤이 1도움을 올렸다.
◇23일 아시안챌린지컵 광저우 부리전 전반 46분 팀의 4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요반치치 사진 캡처=KBS N
올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K-리그, 피스컵, FA컵에서 정상을 노리는 성남은 겨우내 전방위적인 선수 영입을 감행했다. 구단은 지난해 선수난 속에서도 FA컵을 제패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낸 신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달라진 성남은 신바람이 났다. 새해 첫 광저우 부리전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주전 수비수 홍 철과 플레이메이커 윤빛가람 등 '최고의 옵션'이 빠진 상황에서도 가공할 파괴력을 자랑했다.
'한상운-요반치치-에벨찡요'로 이어진 선제골 장면은 올 시즌 성남의 돌풍을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삼각편대의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 1월 초 시작한 전남 광양 1차 훈련에서 겨우 3번 발을 맞췄을 따름이다. 전담 키커로 나선 '왼발 스페셜리스트' 한상운은 정확한 크로스와 송곳 패스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9골8도움을 기록했던 한상운은 올 시즌 목표를 15골로 잡았다가 신 감독에게 호통을 들었다. '20골 이상'으로 목표를 상향조정했다. 신 감독은 '세르비아 최종병기' 요반치치에게 내심 40골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K-리그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이날 요반치치는 수비수를 바로 앞에 놓고도 침착하게 골을 밀어넣는 결정력을 선보였다. 신 감독이 우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00% 장담은 못해도 80~90% 근접해 있다"고 답할 수 있는 '근거'다.
광저우부리에 대승을 거둔 직후 신 감독은 "컨디션은 여전히 60% 정도"라고 했다. 그렇다면 '100%의 성남'은 도대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조금 좋아지겠지?"라며 여유롭게 웃었다.
성남은 26일 밤 9시30분 홍콩스타디움에서 압신 고트비 감독이 이끄는 J-리그 시미스 에스펄스와 아시아챌린지컵 우승을 다툰다. "2012년 첫 한일전인데 무조건 박살 내야지!" 신 감독 특유의 직설화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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