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서 축구 경기도중 관중들의 난동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외신들은 2일(한국시각) 이집트의 북동부 포트사이드에서 열린 이집트 1부리그 알 마스리와 알 아흘리의 경기가 끝난 뒤 양 팀 팬들이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74명이 사망하고 1000명 이상이 부상했다. 부상자들의 상태가 심각해 사망자는 150여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 아흘리 팬들이 알 마스리 팬들을 모욕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원정응원에 나선 알 아흘리 팬들은 홈팬들을 비하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경기 전부터 험악한 응원 분위기를 연출했고, 홈인 알 마스리가 3대1로 이기자 결국 충돌이 발생했다. 흥분한 알 마스리 팬들은 경기 후 그라운드로 난입해, 알 아흘리 선수와 팬들에게 돌을 던지고 불을 질렀다. 경찰 병력이 진압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알 아흘리 소속의 모하메드 트레이카는 영국 국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축구가 아니라 전쟁이었다. 사람들이 우리 앞에서 죽어갔다"고 울먹였다. 이집트 축구연맹은 사고 후 프로축구 일정을 전면 중단으며, 이집트 경찰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밀조사에 나섰다.
이처럼 축구 경기에서 팬들 또는 선수들 간의 다툼이 참사로 이어진 사례는 적지 않다.
'헤이젤 참사'는 가장 끔찍하고도 유명한 참사로 기록돼 있다. 1985년 유벤투스와 리버풀간의 유러피언컵(유럽챔피언스리그 전신) 결승전이 열린 벨기에 브뤼셀의 보두앵 경기장에서 서포터들간의 싸움으로 인해 39명이 사망하고 454명이 다쳤다. 이 사건으로 당시 유럽무대를 주름잡던 잉글랜드의 클럽팀은 5년간 국제 대회 출전 금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잉글랜드는 4년 뒤 잉글랜드 셰필드 힐스보로 경기장에서 열린 리버풀과 노팅엄포레스트간의 FA컵 4강전에서 스탠드 붕괴로 95명이 죽는 비극을 겪었다.
'헤이젤 참사'와 '힐스보로 참사'를 경험한 잉글랜드 축구는 각 경기장에 입석과 음주를 금지시키고 훌리건들을 적극적으로 진압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이는 199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낳은 참사는 1964년 페루 리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지역예선전이었다. 당시 페루는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주심의 노골 선언으로 관중들이 격분했다. 아수라장 속에 빠져나가려던 축구팬 318명이 숨졌고, 경기장 담을 무너뜨리고 몰려나간 축구팬들은 급기야 폭동까지 일으켰다. 결국 페루 정부는 계엄까지 선포하며 사태를 마무리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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