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작가가 히트작을 선보이려면 사극에 도전해야 한다?
안방극장에서 사극은 시청률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장르로 통한다. 충성도 높은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기본 시청률을 안고 가는데다 호흡이 긴 사극의 경우 일단 자리를 잡으면 장기간 안정된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최근 들어 사극은 시대 흐름에 맞게 진화를 거듭하며 젊은 시청층까지 끌어들이고 있어 더욱 경쟁력을 얻고 있다.
'공주의 남자'와 '뿌리깊은 나무', '해를 품은 달'로 이어지는 사극 열풍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작가들에게 사극은 '황금알 낳는 거위'
상황이 이렇다보니 드라마 작가들도 사극 집필에 대한 의욕이 넘친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사극을 준비하는 신인 작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신인 작가들이 빠른 시간 안에 대표작을 내놓으려면 사극을 집필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드라마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대표 작가들에게 사극은 스타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강력한 무신 정권이 존재하던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MBC 사극 '무신'의 이환경 작가는 지난 1996년 KBS1 대하사극 '용의 눈물'을 히트시키며 이름 있는 작가로 불려왔다. 또 SBS '자이언트'와 '샐러리맨 초한지'의 장영철 작가는 2006년 KBS1 대하사극 '대조영'을 통해 스타작가로 거듭났으며, TV조선의 '한반도'를 집필하고 있는 윤선주 작가 역시 2004년 방송된 KBS1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빛과 그림자'의 최완규 작가는 시청률 60%를 넘어선 1999년작 '허준'을 통해 스타작가로 떠올랐다. '뿌리깊은 나무'와 '선덕여왕'으로 유명한 김영현 작가는 한류드라마로 널리 알려진 '대장금'(2003년)을 히트시키며 스타작가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방영된 KBS2 '공주의 남자'는 더 좋은 사례. 이를 공동집필한 조정주 작가와 김욱 작가는 그전까지 중·장편 드라마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작가들이다. 사극이 이들의 이름값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셈이다.
'뿌리깊은 나무' 김영현 작가의 사극 '대장금' 포스터. 사진제공=MBC
흐름 따라가기보다 철저한 준비가 먼저
사극이 안방극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사극을 집필하겠다는 작가들이 늘고 있지만 이는 생각만큼 녹록한 작업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가 시청하는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데다 명품 사극들이 줄을 이으며 한껏 기대치가 높아진 탓에 설익은 기획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역사적 사실에서 모티브를 따와 허구를 곁들인 팩션 사극들이 눈길을 모으면서 실제와 가상을 혼동하는 시청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사극이 주는 메시지가 안방극장에서 발휘하는 힘이 큰만큼 철저한 준비가 우선시되고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임동호 사무국장은 "예전에 비해 작가들이 한 작품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 방송 채널과 드라마 제작 편수가 크게 늘었다고는 하지만 신인과 기성작가 모두 기회를 잡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며 "작가들도 늘어나면서 한번 실패를 하면 차기작을 선보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그래서 최근 들어 다소 준비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사극을 선보이고자 하는 작가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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