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5도. 숨을 쉬기만 해도 하얀 입김이 서려나오는 4일 아침 서울 시청 광장 스케이트장에 아이스하키팀이 나타났다.
스틱과 고무퍽이 맞부딪히는 둔탁한 파열음과 선수들의 기합 소리가 서울시청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스케이트장으로 다가왔다. 선수들을 보고 놀라며 한마디씩 했다. "어? 여자들이네."
여자 아마추어 생활체육 아이스하키 동호인팀인 모노플레인이었다. 이날 모노플레인은 창단 기념 아이스하키 시연 행사인 '한국 여자아마추어 윈터클래식'을 가졌다.
모노플레인은 1928년 아이스하키가 한국에 도입된 이후 84년만에 최초로 생긴 여자 아마추어 동호인팀이다. 120명의 여자 등록 선수들 가운데 20여명이 모였다. 그동안 남자 동호인팀에서 훈련하던 이들이 뜻을 모았다. 산파 역할은 이윤영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이사(35)가 맡았다. 이 이사는 한국 여자아이스하키의 선구자다. 고려대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범죄사회학을 전공하던 2003년 3월 아이스하키와 처음 만났다. 2004년 말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미국 대학스포츠협의회에서 활동하며 스포츠행정을 공부했다. 지난해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18년 동계올림픽 평창 실사 당시 프레젠터로 나서 유치에 힘을 보탰다.
여자동호인팀을 구상하던 이 이사는 중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였던 리슈리씨(28)를 만나면서 속도를 높였다. 둘은 2007년 장춘아시안게임 등에서 모국의 대표로 함께 경쟁했던 인연이 있다 2011년 리슈리씨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5년만에 재회, 팀을 만들었다. 이 이사는 팀매니저, 리슈리씨는 플레잉코치를 맡았다.
팀 창단 소식에 그동안 남자팀에서 활동하고 있던 여자 선수들이 몰려들었다. 팀 내 맏언니이자 화가인 주영선씨(41)는 13세 아들과 함께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열혈 엄마다. 약사인 김소영씨(36)는 10년째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베테랑 선수다.
낯익은 인물도 있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 3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인 변천사(25)였다. 현재 은퇴해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는 변천사는 이 이사와의 인연으로 이날 처음 아이스하키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변천사는 현역 선수 시절 팀동료들과 테니스공을 가지고 아이스하키를 즐겨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처음 신은 아이스하키 스케이트화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쇼트트랙 여제도 아이스하키장에서는 이리지리 뒤뚱댔다. 변천사는 "쇼트트랙이랑은 많이 다르다. 발에 힘배분을 잘못하면 넘어질 수 있다.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시작한만큼 재미있게 즐기겠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여러군데서 모인 이들은 앞으로 주1회 광운대학교 아이스링크에서 훈련을 한다. 또 한달에 2번은 남자동호인팀과 친선경기를 할 예정이다.
아직은 다소 열악한 환경이지만 모든 선수들이 하나의 꿈을 꾸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여자대표팀이 출전하는 것이다. 아이스하키는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로 개최국 자동출전이 없어졌다. 여자는 세계 6위까지 자동으로 본선진출을 하고 남은 2장을 위해 예선을 치른다. 한국은 세계 28위에 불과하다. 이 이사는 "아직 평창까지 6년이 남았다. 우리같은 팀이 많아져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우리 대표팀이 진출하는 꿈을 이루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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