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임창용의 성공이 더욱 돋보인다.
오릭스에 입단한 이대호가 일본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오릭스가 전훈캠프지인 오키나와현의 미야코지마에 들어갈 때 이대호가 마치 선두에서 이끄는 것처럼 크게 부각된 사진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지난 1일 캠프 첫날 프리배팅에선 이대호가 72차례 스윙 가운데 홈런성 타구 3개를 기록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3일 두번째 프리배팅에선 이대호가 1㎏짜리 배트로 추정비거리 140m짜리 장외홈런을 쳤다는 소식이 오후에 흘러나왔다.
오카다 감독은 연일 "이대호의 인-아웃 스윙, 밀어치는 타법이 훌륭하다"며 칭찬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대호의 몸무게가 겨우내 알려진 15㎏ 감량이 아닌 3㎏ 감량에 그쳤다며 의아해하기도 했다. 이건 기준점의 차이에 따른 오해였다. 일본 관계자들은 이대호의 공식프로필상 몸무게인 130㎏을 기준으로 잡은 것이고, 실제로는 훨씬 체중이 더 나갔던 이대호는 비시즌 동안 15㎏을 줄인 게 맞다. 몸무게 논란 역시 일본프로야구가 이대호를 중요한 뉴스소스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그만큼 관심이 크다.
돌이켜보면 김태균이 2010년 지바 롯데에 입단했을 때도, 이승엽이 2004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승엽의 경우 2003년의 한시즌 56홈런이 부각되며 '56발 남(男)'이란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김태균과 이승엽에게도 엄청난 립서비스가 따라다녔다.
이같은 일본 언론의 관심을 굳이 '호들갑'이라고 표현할 필요는 없다. 정도가 다를 뿐, 요즘은 한국프로야구도 새 용병이 오면 그게 중요 뉴스로 부각된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외국인선수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다. 모든 팀의 대부분 선수들은 시즌이 바뀌어도 이동 없이 제자리에 있게 마련이다. 반면 용병은 큰 변수다. 평균적으로 국내 선수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돈을 받는 용병이 새로 오면 그쪽에 시선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프로야구로 건너가는 한국 선수는 거의 예외없이 기존 리그에서 톱클래스에 올랐던 경우다. 한국에서 최고 레벨 평가를 들었던 선수가 일본에 갔으니 현지에서 기대가 큰 것이다. 한편으론 일본의 다른 팀들에겐 '첫번째 타깃'으로 부각되는 의미도 있다.
이런 면에서 완전히 다른 케이스였던 선수가 바로 야쿠르트 임창용이다. 2007년 12월 임창용이 야쿠르트에 입단했을 때 국내에서도 그리 큰 화제가 되지 못했다. 2005년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한 뒤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야쿠르트 첫해의 보장된 몸값도 일본 용병 최저연봉 수준인 30만달러였다.
야쿠르트에 가서도 처음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임창용은 "처음엔 캠프에서도 다른 선수들이 나를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공도 느린 것처럼 보였을 테니까. 그런데 2월 중순 지나서 145㎞짜리 공을 뿌리기 시작하니까 호기심을 갖고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시범경기를 잘 치른 뒤 요미우리와의 개막 3연전을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시작했다. 당시 운도 약간 따랐다. 기존 마무리투수 이가라시 료타가 그 3연전에서 갑자기 부상이 도지면서 임창용은 곧바로 주전 마무리 자리에 올랐다. 그후 역대 일본 진출 선수 가운데 첫해부터 가장 안정적인 결과물을 낸 케이스가 됐다.
용병이 기대에 못 미치면 한순간에 싸늘한 시선을 받게 된다. 한국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KIA가 새로 데려온 용병 왼손투수 알렉스는 불과 얼마전만 해도 '지키는 야구의 핵'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기량 미달이 드러나자 한순간에 퇴출이 결정됐다.
이대호도 용병이다. 개막후 첫 한두달 동안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본인 스스로가 잘 알고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임창용은 관심을 받진 못했지만, 일본 진출 초기에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이대호도 쏟아지는 엄청난 관심과 립서비스 속에서 본인만의 중심을 잘 잡아야할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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