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을 넣거나 도움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의 데뷔전은 성공적이라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구자철은 4일(한국시각) 독일 라인 넥카 아레나에서 열린 호펜하임과의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16분 교체 투입됐다. 구자철이 자신의 존재감과 가치를 드러내는데는 30분이면 충분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의 활약속에 2대2 무승부를 기록하며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1을 얻었다.
구자철이 자신감과 본래의 모습을 찾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데뷔전이었다. 구자철은 팀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공격 강화를 위해 토비아스 베르너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왼쪽과 중앙을 오간 구자철은 투입되자마자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롱패스에 의존하던 아우크스부르크에 세밀함을 더한 구자철은 볼점유율을 높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 투입 후 곧바로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요스 루후카이 감독은 구자철 영입 직후 "구자철은 모든 공격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이다. 구자철은 우리 팀에 중요한 선수가 될 수 있다. 마지막 순간에라도 그를 영입하게 되어 기쁘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구자철 측도 아우크스부르크행을 결정한 것이 루후카이 감독과 대화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요소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단 한차례 훈련했을 뿐이지만 선발 가능성이 제기됐을 정도로 구자철은 신뢰를 얻고 있었다. 신뢰속에 자신감이 생긴 구자철은 자신의 진가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경쟁력을 확인한 것도 소득이었다.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에서 중앙 미드필더 대신 측면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를 오가며 걷도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아우크스부르크에서는 '중원 사령관'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최전방과 미드필더를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유의 센스있는 움직임과 볼터치를 선보이며 공수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냈으며, 적극적인 수비가담까지 선보였다. 구자철 투입 후 공격의 속도와 정확도가 빨라지자, 동료들도 구자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날 보여준 활약으로 구자철이 독일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에서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한데에는 개인기량보다는 전술과 심리적 부분이 더 컸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냈다. 성공적 첫 단추를 꿴 구자철이 아우크스부르크의 잔류를 이끌 수 있을지. 성공 신화를 그리는 구자철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던 첫 경기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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