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 미스터신"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이 올 시즌 '히트상품'이 될 거라 예언하더라는 말에 요반치치(24)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요반치치는 세르비아 출신이다. 짧은 영어를 할 줄 알지만 세르비아어가 편하다. 인터뷰는 세르비아어를 영어로, 영어를 다시 한국말로 바꾸는 2단계로 진행됐다. '어머니가 세르비아 출신인 마케도니아 국적의 호주인' 사샤가 요반치치의 세르비아어 통역을 자청했다.
◇요반치치 인터뷰에 합석한 사샤, 세르비아어 통역을 자청했다. 요반치치가 세르비아어로 말하면 사샤가 영어로 통역하고, 천효성 성남 일화 통역관이 다시 한국어로 통역하는 단계를 거쳤다. 전영지 기자
K-리그 출신의 외삼촌 라데에게 기본적인 오리엔테이션은 받고 왔다. 소속팀엔 한국에 완벽하게 적응한 베테랑 용병이자 말까지 통하는 사샤가 있다. 적응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란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샤가 있어 팀 분위기와 훈련 방식 등 문화적인 부분을 이해하는 데 정말 도움이 된다"고 했다. 1992년 포항에 입단해 5시즌 동안 55골-35도움을 기록한 '레전드 용병' 라데의 활약이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는 요반치치다. 삼촌은 삼촌이다.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겠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원톱으로 첫 선을 보인 지난 1월 말 홍콩 아시안챌린지컵에서 펄펄 날았다. 1골1도움과 함께 한상운-에벨찡요-에벨톤 등 공격라인과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큰 키에 유연한 몸놀림과 안정적인 볼터치, 깔끔한 마무리 능력을 두루 갖췄다. "출국 전 아파서 연습경기 45분만 함께 뛰고 경기에 나섰다"고 실토했다. 겨우 1번 발 맞추고 나간 첫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지훈련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우리도 상대도 100%가 아니었다" "좀더 체력과 파워를 더 길러야 한다" "첫 경기였던 만큼 준비가 더 필요하다. 우리 팀 선수들을 잘 알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부추겼다. 신 감독이 40골을 예상했다고 하자 미소로 답했다. "첫해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40골을 넣으면 좋겠지만, 리그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골 목표 대신 "모든 기회에 골을 넣는 것이 목표"라고 돌려 답했다.
K-리그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사샤와 요반치치가 주거니받거니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올 시즌 성남 공격과 수비를 이끌 용병 듀오는 호감과 아쉬움을 함께 드러냈다. 자신들을 한국으로 이끈 K-리그의 수준에 대해선 절대공감했다. 사샤는 K-리그를 "판타스틱, 하이퀄리티(고품질) 리그"라는 찬사로 규정했다. 그 증거로 대표팀 구성을 들었다. "한국대표팀은 절반이 K-리그 출신이다. 호주의 경우 자국리그 출신이 1~2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요반치치가 "세르비아 대표팀엔 리그 출신이 단 1명도 없다. 모두 해외리그 출신"이라고 거들었다. K-리그 3년차답게 사샤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경쟁력 있는 축구를 하는데 왜 팬들이 많이 안오는지 모르겠다. 호주에서 축구는 서열 4위이고, 인구도 한국의 절반인데 축구장 관중수는 더 많다. 마케팅이 더 잘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요반치치는 요즘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사샤가 부럽다. "결혼 이후 아내와 50일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이 처음이다. 너무 보고 싶다"며 애틋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요반치치는 2009년 10월 일찌감치 결혼해 2살 된 아들이 있다. 현재 둘째를 임신중인 아내가 3월에 한국으로 들어온다. 꿈을 찾아 한국에 온 지 한달 반, 할 줄 아는 한국어는 "괜찮아" "고맙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등 인사말 몇 마디가 다라더니,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려는 찰나, '번쩍' 생각났다는 듯 큰소리로 "예뻐요!"를 외쳤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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