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드디어 한 팀에서 만났다. 올시즌부터 인천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 김현태 골키퍼 코치(51)와 유 현(27) 얘기다.
괌에서 전지훈련 중인 유 현은 김 코치의 말 한마디한마디에 온 신경을 기울인다. 처음으로 배워보는 제대로 된 가르침에 새롭게 눈을 뜨고 있다. 유 현은 "김 코치가 인천에 올지 상상도 못했다. 너무나 배워보고 싶었던 코치기에 온다는 소식에 속으로 기분이 좋았다"며 "사실 제대로 된 교육을 배워본 적이 없다. 기본기를 강조하는 김 코치의 훈련법을 열심히 따르고 있다"고 했다. 김 코치도 성실히 훈련에 임하는 유 현의 모습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둘의 인연은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김 코치는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체전을 찾았다가 유 현을 처음으로 지켜봤다. 당시 금호고의 골문을 지키던 유 현은 고등학교 골키퍼 랭킹 1위였던 당시 서귀포고의 정성룡(수원)에 못지 않은 실력을 보였다. 당시 두 유망주의 모습을 기억한 김 코치는 LG(현 FC서울)코치로 적을 옮긴 후 두 선수의 영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정성룡은 포항의 낙점을 받았고, 유 현 역시 중앙대 진학이 확정됐다. 김 코치는 김정호 중앙대 감독을 찾아가 유 현을 달라고 설득했지만, 졸업까지 절대 안된다는 말에 입맛만 다셨다.
김 코치는 2004년 제주의 수석코치로 있던 시절에도 유 현의 영입을 노렸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중앙대와 내셔널리그 미포조선에서 최고의 골키퍼로 이름을 날렸던 유 현은 2009년 강원의 창단 멤버로 K-리그에 합류했다. 허약한 수비탓에 최다 실점의 멍에를 썼지만 뛰어난 잠재력으로 다시 한번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에 있던 김 코치의 눈길을 끌었다. 정성룡 이운재(전남) 김영광(울산)가 이미 골키퍼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김 코치는 유 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리고 발탁의 가능성이 높아지던 순간 부상으로 끝내 함께하지 못했다.
만날 사람은 만난다고 했던가. 유 현은 자유계약으로, 김 코치는 조광래 감독 경질로 대표팀 코칭스태프에서 물러나며 11년 전부터 이어온 인연의 결실을 맺었다. 김 코치는 유 현의 재능을 알아본만큼 더 빠른 성장을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김 코치는 "기본부터 하면 정말 좋아진다. 나도 은퇴 후 독일에서 골키퍼 교육을 받았는데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니 안고쳐질줄 알았던 부분도 나아지더라. 현이가 잘 못 배운 나쁜 습관이 있는데 분명 고칠 수 있다"고 했다. 유 현도 "김 코치 앞에서는 부족한 것 투성이더라.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화답했다.
유 현의 목표는 대표팀 골문을 지키는 것이다. 김 코치도 두 팔을 걷어올렸다. 김 코치는 "워낙 성실한 아이고 재능도 있다. 내가 잘 가르치고 본인이 잘 받아들이면 또 다른 작품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함께 만나는데 11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더 빠른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승과 제자는 구슬땀을 흘렸다.
괌=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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