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는 동부는 미완성이라…, 엄청 부담되던데요."
그야말로 '이광재 효과'다. 상무 전역선수 중 모비스 함지훈만이 주목받았지만, 동부 이광재도 알짜배기였다. 이광재는 복귀 후 두번째 경기였던 9일 오리온스와의 홈경기에서 3점슛 5개 포함 21득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고비 때 마다 순도 높은 외곽포를 터뜨리며 팀 공격의 숨통을 틔웠다. 전역한지 일주일도 안된 이광재는 역대 두번째 라운드 전승, 올시즌 최다이자 팀 역대 최다인 12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이광재는 "사실 지훈이랑 어제, 오늘 경기서 인터뷰하게 되면 꼭 서로에 대해 말하자고 했다. 근데 어제 지훈이가 안했다. 그래서 내가 꼭 말하겠고 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광재는 함지훈 이야기를 한창 늘어놓았다. 그는 "지훈이가 인터뷰 때 나와 특훈한 효과로 슛이 좋아졌다고 말한다고 약속했었다"며 "사실 지훈이는 원래 슛이 좋았다. 하지만 상무에 들어온 뒤에도 실전에서 찬스가 나도 잘 안 쏘더라.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광재는 전역 전 함지훈과 함께 특훈을 해온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윈-윈(Win-Win)'이라는 표현을 썼다. 함께 방을 쓰면서 웨이트트레이닝부터 슈팅 연습까지 24시간을 함께 보낸 둘이다. 이광재는 가드 출신인 함지훈에게 자신이 부족한 점을 냉철하게 말해달라고 했고, 자신도 슈팅 연습 때 함지훈의 슛을 보며 자신감을 북돋아줬다.
특훈 덕일까. 이광재 역시 슛감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상대가 수비가 좋아 득점에 어려움이 잇었다. 광재가 제대로 안했으면 질 뻔한 게임이었다"며 "팀이 어려울 때 시기적절하게 돌아왔다"며 웃었다. 이광재 덕에 기존 가드들의 체력 분배가 효율적으로 되고 있다고 했다.
곳곳에서 '이광재 효과'를 언급했지만, 정작 본인은 '부담감'을 느끼는 듯 했다. 이광재는 "주변에선 혹시 경기에 패하면 내가 들어와서 졌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나도 그게 많이 의식됐다. 하지만 첫경기보다는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주변에서 복귀 효과를 언급할 때마다 '전교 1등한테 더 잘하라는 것 같았다'고 느꼈다고 한다. 이광재는 "내가 들어온다고 확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팀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고, 형들이 힘들 때 도움이 되려 한다"고 했다. 곧이어 "사실 오늘도 게임 도중에 주성이형에게 많이 혼났다. 볼을 오래 끌고 있는 것 같다. 포스트가 좋으니 패스를 하면 쉽게 갈 수 있는데 그걸 캐치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동부의 홈인 원주치악체육관 내에는 이광재의 얼굴과 함께 '내가 없는 동부는 아직 미완성이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포스터가 있다. 이광재는 "코트에 들어왔는데 포스터를 보고 완전 부담이 됐다"며 "형들이 그러더라. 지금 이렇게 잘하는데 아직도 미완성이냐고. 도대체 우리팀은 언제 완성되냐며 원성이 자자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이내 "그래도 팀에서 이런 포스터를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미완성'이란 말에 이광재는 계속해서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는 동부에 남아있던 미세한 틈을 메워냈다. 모비스에 함지훈 효과가 있다면, 동부엔 이광재 효과가 있다. 한층 단단해진 동부의 시선은 이미 챔피언결정전에 향해 있다.
원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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