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감독의 머리 속에 박주영이 없지 않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유럽 선수들이 26일이 아니라 27일 도착한다. 29일 경기를 소화하기가 굉장히 힘들 수 있다." 비관적이었다. 경기 감각에 물음표를 달았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주영(27·아스널)이 10일 최강희 감독의 A대표팀에 발탁됐다. 최 감독은 박주영과 만난 후 7일 귀국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25일 오후 2시·전주)과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 쿠웨이트전(29일 오후 9시·서울)에 출전할 26명의 태극전사를 10일 발표했다.
그래도 박주영이었다. 기자회견 직후 '왜 말이 달라졌나'는 질문이 나왔다. "페인트(feint·스포츠에서 속임동작)였다." 웃었다.
"(기자회견에서)뺄 수도 있다는 표현은 안했다. 전체적으로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서 선수를 발표한다 했다. 박주영은 회의를 통해서 팀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나 뿐아니라 코치들의 생각도 그랬다." 박주영을 승선시킨 이유는 분명하다. 아스널이 2011~2012시즌 치른 37경기에서 5경기 출전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한국 축구 최고의 공격수다. A대표팀에서도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다.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레바논과의 5차전(1대2 패)을 제외하고 3차예선 전 경기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4경기에 선발 출격, 6골을 터트렸다. 3승1무로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최 감독은 기성용(23·셀틱) 이정수(32·알 사드)와 함께 박주영의 조기소집을 소속팀에 요청했다. 국내파의 경우 K-리그와 협조가 이뤄져 18일 전남 영암에서 첫 훈련을 시작한다.
해외파는 소속팀의 허락이 떨어져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는 29일이며, 규정상 48시간 전 소집이 가능하다. 아스널은 26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각) 토트넘과 홈경기를 치른다. 박주영은 빨라야 27일 귀국할 수 있다. 여지는 남아있다.
최 감독은 "조기 소집 요청을 했지만 아직 해결은 안됐다. 하지만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 비시즌이면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금은 시즌 중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경기를 못나가고 있기 때문에 양해를 해 줄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선발이 아니면 조커로도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 최 감독은 활용 방안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박주영의 컨디션에 따라 시스템이 달라질 수 있다. 이동국(33·전북)과 투톱을 이루느냐, 둘 중 한 명을 원톱으로 내세우느냐가 관심이다. 4-4-2와 4-2-3-1 포메이션의 갈림길에 섰다.
일단 투톱으로 무게의 추가 기울어 있다. 최 감독은 "쿠웨이트 전력을 분석했다. 투 스트라이커, 원톱을 내세울지는 훈련을 통해 결정을 해야 될 것 같다. 현대 축구 흐름을 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거의 4-4-2를 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원톱을 쓰고 나머지 공간을 활용, 배후 침투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우린 지금 선수를 배려하고 분위기를 맞출 여유가 없다. 단기적으로 쿠웨이트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전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영이 이동국과 함께 투톱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주장 완장은 반납한다. 박주영은 조광래호에서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지성(31·맨유)의 주장 완장을 물려받았다. 최 감독은 주장으로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염두에 두고 있다. 쿠웨이트전이 최종예선행의 마지막 고비인 만큼 최고참인 김상식(36·전북)에게 일회성으로 맡길 가능성이 크다.
박주영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아스널에서 설 자리를 잃었지만 A매치를 통해 분위기 전환의 공간은 마련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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