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체육에 대해서는 내가 정말 할 말이 많아요."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장(51)은 열정적이었다. 인사를 나누기가 무섭게 속사포처럼 장애인 체육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정확한 비유와 유머러스한 언변에 좌중엔 웃음이 번졌다. '회장님'과의 질의응답을 위해 준비한 의례적인 자료들을 덮었다. 대신 귀를 활짝 열었다. 윤 회장의 눈은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 그리고 그 이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런던장애인올림픽 의족 스프린터? 우리도 할 수 있다
런던장애인올림픽은 2009년 11월 회장 취임 후 처음 맞는 올림픽이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쉬운 목표는 아니다"라며 웃었다. 보치아, 수영, 골볼, 휠체어펜싱, 유도 등 12개 종목의 장애인 대표선수 180여명이 2009년 10월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을 완공한 이후 처음으로 평균 170일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윤 회장은 런던장애인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을 대거 '물갈이'했다고 했다. "장애인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선수 노후화"라고 지적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 뛰던 선수를 강제은퇴시켰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개인적인 영예일 뿐 아니라 해외 무대를 경험하고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라며 기회의 균등을 역설했다. 런던페럴림픽에서 목표를 달성한 후엔 전선수를 체격 조건, 수입, 취미, 장애등급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한 후 가장 적합한 자리에 재배치하고 새로 선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장애인올림픽에 반드시 필요한 '돈'과 '지원'의 문제 역시 빼놓지 않았다. "장애인 올림픽은 첨단 용품 싸움이다. 남아공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를 보라. 우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모든 장애인에게 맞춤형 용품을 지급하려면 국가적인 지원이 절대적"이라고 했다. 엘리트 체육에 전념할 수 있는 제반 환경도 언급했다. "장애인 실업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대부분의 대표선수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운동을 병행한다. 운동을 위해 사직할 경우, 나중에 돌아갈 곳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기존의 비장애인 탁구팀, 배드민턴팀에서 의무적으로 2~3명의 장애인 선수들을 뽑아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스포츠는 장애인을 사회로 나가게 하는 '빛의 통로'
윤 회장의 요즘 주된 관심사는 '생활체육'이다. 일부 선수의 금메달, 1등만 지향하는 엘리트 체육보다 장애를 가진 모든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통합적인 개념의 장애인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다.
"1980년대에 미국에 갔는데 장애인이 정말 많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선진국에선 장애인들도 거리를 활보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집안에만 갇혀 있기 때문이었다." "베를린마라톤, 보스턴마라톤 등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에는 늘 장애인 마라톤이 함께 한다. 휠체어가 출발하고 1시간 후에 비장애인들이 출발한다. 전국민적인 축제의 장이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라는 일련의 화두에서 그가 꿈꾸는 장애인 체육의 미래상이 그려졌다. "우리 사회도 많이 변했다. 나는 아직도 용기가 안나서 대중 앞에서 벗은 몸을 보인 적이 없지만 한강장애인수영대회에서 절단 장애인들이 수영복을 입고 환부를 드러내며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의 소망은 스포츠를 통해 더 많은 장애인들이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사회로 나오는 것이다. "스포츠는 비장애인에겐 취미지만 장애인에겐 사회를 향해 자신을 여는 기적의 통로"라고 설명했다. 장애인들이 잘할 수 있는 뉴스포츠 등 새롭고 특화된 종목을 보급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의 통합체육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실현방안도 마련 중이다.
윤 회장의 일관된 논점은 소통과 통합이었다. "나는 사실 장애인선수촌이 태릉선수촌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 장애인 역도 선수들이 장미란과 함께 훈련하고, 휠체어 펜싱 선수들이 남현희와 함께 훈련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아름답지 않은가? 태릉선수촌의 20㎝ 계단을 조금만 낮춰주면 가능한 일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어우러진 풍경,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이 어우러진 풍경, '어울림'의 세상을 꿈꾸고 있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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