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에하나라도 경기조작이 있었다면, 그건 모두 선배들 책임이다."
프로야구가 불법 베팅사이트와 연관된 경기조작 의혹으로 광풍에 휩싸여있다. 프로야구계의 '어른'인 김응용 전 삼성 사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응용 전 사장은 16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운동을 왜 하는가. 다 인간, 사람 되자고 하는 것 아닌가. 결국엔 선배들이 그런 교육의 역할을 못하고 운동만 시켜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일단 김 전 사장은 아직 공식화된 문제는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아직은 확정된 것도 아닌 문제 아닌가. 조사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경기조작 뉴스가 나오자마자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축구에서 작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브로커들이 야구선수라고 가만히 놔뒀을까'라는 개인적인 걱정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절대 그러면 안되기 때문에 가졌던 생각"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가 안정적인 길을 걷기를 바라는 원로로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의미였다.
김응용 전 사장의 말이 이어졌다. "내가 학교 다닐 때 감독님은 도덕선생님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늘 '사람 돼라,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랐다. 그랬는데도 내가 나를 보면 진짜 감독님 뜻대로 됐는지 자신이 없다. 그나마 요즘은 그런 것도 없다. 지도자들은 선수들에게 어려서부터 그저 운동만 하도록 시킨다."
비단 이번 사건과 야구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반적인 스포츠계의 분위기가 그렇다는 뜻이다. 학생 시절부터 성적지상주의에 물들기 때문에 인성교육이 병행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전 사장은 "우리 선수때는 지금과 같은 불법 도박이 없었다. 그런데 정말, 정말이지 선수들이 조금만 생각하면 자기 장래를 망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될텐데 그걸 못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경기조작 의혹은 아직 사실로 확인된 바는 없다. 하지만 이런 얘기가 흘러나온다는 것 자체를 놓고 김응용 전 사장은 "한심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진짜 열심히 노력하는 지도자와 선수, 관계자들마저 도매금으로 의혹의 시선을 받는 현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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