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프로야구 경기 조작 파문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 1회 고의 볼넷의 여부다. '어느 팀에서 먼저 볼넷이 나오는가'라는 베팅 기준에 따라 선발투수가 돈을 받고 고의로 경기 초반 볼넷을 허용한다는게 골자다.
하지만 '1회 볼넷 허용'은 불법 베팅 게임 종류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1회 볼넷에만 국한돼 경기 조작을 바라봐서는 안된다. 실제로 어떤 종류의 베팅이 더욱 성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가운데 초구를 가지고 행해지는 충격적인 불법 베팅 게임이 만연해 있어 더욱 큰 논란이 예상된다.
방법은 이렇다. 1회 첫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첫 공 하나로 베팅을 하는 것이다. 여러 개의 공을 던져가며 볼넷을 내줘야 하는 경우에 비하면 매우 간단히 베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불법 베팅 사이트에 정통한 A씨는 "가장 흔히 이뤄지는 베팅 중 하나가 경기 시작 후 어느 팀 투수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느냐에 대한 것과 첫타자의 스트라이크-볼 여부"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A팀과 B팀의 경기가 펼쳐질 경우 베팅을 하는 사람들이 각 팀의 선발투수와 1번타자들을 분석, 스트라이크가 나올 확률이 높은 팀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식은 첫 타자의 초구 결과가 스트라이크일지, 볼일지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헛스윙이든, 그냥 볼을 흘려보내든, 파울이든 전광판에 스트라이크 불이 들어오면 스트라이크에 선택한 사람들이 이기고, 볼이 되면 볼을 선택한 사람들이 이기는 방식이다.
이 베팅 방식은 경기 조작 파문에 있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실제 선수들 사이에 경기 조작이 이뤄졌다면 더욱 많은 선수들이 조작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볼넷을 내주는 경우는 투수만이 경기를 조작할 수 있지만 이 경우는 각 팀의 타자들도 연루될 여지가 있다. 고의로 가운데로 오는 공을 흘려보내거나 헛스윙을 할 수도 있고 볼을 건드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투수들도 마찬가지로 상황에 맞는 투구를 할 수 있다.
투수가 아니라 타자에까지 퍼질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볼넷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경기 조작에 연루됐다고 거론되는 투수들의 1회 투구를 분석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초구 승부만을 가지고 혐의점을 찾아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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