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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연승 동부의 비밀, 실력과 행운, 그리고 시너지

by 류동혁 기자
동부의 16연승을 10년에 한 번도 나오기 힘든 기록이다. 동부의 16연승 금자탑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내포돼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원주 LG전에서 15연승을 세운 뒤 환호하는 동부 선수단.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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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의 한 경기 최다인 16연승은 세우기 매우 어려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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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금자탑이다. 보통 한 시즌을 치를 때 각 팀은 경기력의 사이클이 있다. 주전들의 부상과 이런 사이클을 극복하면서, 그것도 나머지 9개팀의 견제를 헤쳐나가야 비로소 달성되는 기록. 2004~2005 시즌 SBS(현 KGC)가 시즌 막판 15연승의 대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당시의 기록은 동부와 질적으로 다른 측면이 있었다. 당시 SBS는 대체용병 단테 존스를 가세시켰다. 엄청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지닌 존스의 맹활약으로 SBS는 15연승을 세울 수 있었다. 또 시즌 막판이라 플레이오프 준비를 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동부는 별다른 전력변화없이, 시즌 중반부터 대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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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면에는 동부가 가진 본연의 실력과 행운이 가미된 외부변수가 있었다. 또 이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된 시너지 효과도 조화를 이뤘다. 동부의 16연승이 탄생될 수 있었던 진정한 이유다.

동부산성의 진정한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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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동부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불완전했다. 견제할 수 있는 상대팀이 많았기 때문이다. 일단 KGC와 KCC가 있었다. 삼성과 LG 역시 만만치 않았다.

동부의 확실한 강점은 트리플 포스트다. 로드 벤슨과 김주성, 그리고 윤호영은 공격보다 수비에 특화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특히 김주성과 윤호영은 넓은 수비폭은 골밑 뿐만 아니라 외곽까지 강한 수비력을 가질 수 있는 기폭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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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위력을 발휘한 3-2 드롭존(3-2 지역방어의 변형. 김주성이 앞선 중앙에 서며 골밑과 외곽 수비를 동시에 맡는 형태의 변형전술)은 더욱 위력을 발휘했고, 도움수비를 하는 로테이션 디펜스는 더욱 유연해졌다. 이런 강력한 수비력에 그 어떤 창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비농구의 논란이 됐던 1월 11일 KGC전(52대41. 한경기 최소실점)은 거꾸로 생각하면 그만큼 동부의 수비력이 가장 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KGC도 뚫지 못할 만큼 난공불락이라는 점을 입증한다.

농구에서 기본은 골밑과 수비조직력이다. 이 두 가지를 동부는 완벽하게 마스터했다. 이런 강함이 16연승의 원동력이 된 것은 당연하다.

하나의 행운

그러나 16연승은 만만한 기록이 아니다. 동부가 아무리 강해도 외부변수가 도와주지 않으면 쉽지 않은 기록이다.

올 시즌 모든 외부변수는 동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일단, 용병이 1명밖에 뛸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동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날 경기 전 KCC 허 재 감독은 "만약 용병 2명이 뛰었다면 동부의 16연승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동부의 대기록을 저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는 의미다.

실제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이 같이 뛰면서 많은 미스매치를 유발했다. 골밑에서 세 명의 최고센터들이 드나들면서 상대의 골밑을 완벽히 점령했다.

기본적으로 용병 2명이 뛰었다면, 동부의 트리플 포스트는 올 시즌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하나, 견제해야 할 팀들이 지지부진했다. 동부는 사실 가드진에 문제가 있었다. 박지현과 황진원은 좋은 가드들이지만, 득점력은 취약했다. 그렇다고 트리플 포스트가 안정적인 득점원은 아니었다. 따라서 저득점 경기가 속출했다. 즉 KCC와 KGC, 삼성, LG 등은 동부의 수비벽을 뚫을 수 있는 객관적인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KCC는 부상자가 많았다. 하승진이 그랬고, 전태풍이 그랬다. KGC는 경험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용병 로드니 화이트의 한계도 있었다. LG와 삼성은 조직력을 전혀 갖추지 못한 채 스스로 무너졌다. 결국 이런 외부변수는 동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동부산성+외부변수=시너지 효과

그래도 동부의 위기설은 항상 나왔다. 문제는 가드진 뿐만 아니라 트리플 포스트를 이루는 김주성과 윤호영의 부상변수였다.

동부가 승승장구하던 4라운드 막판, 모 감독은 "분명 동부도 위기가 올 것이다. 백업센터가 부족한데다, 김주성과 윤호영의 내구성은 그리 탄탄하지 않다"고 했다. 실제 김주성과 윤호영은 한 시즌 동안 크고 작은 잔부상을 입은 적이 많다. 둘 중 하나만 빠지면 동부의 탄탄한 골밑은 경쟁력이 저하된다. 즉 동부 팀 자체의 경기력 사이클이 급격히 하강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동부 강동희 감독은 확실한 용병술과 전략이 밑바탕에 깔려있었다. 강 감독은 동부의 이런 약점들을 제대로 인지했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주성과 윤호영에 대해서 출전시간을 최대한 고려했고, 수비패턴과 공격패턴도 거기에 맞췄다. 게다가 접전을 펼칠 가능성이 많았던 상대팀들이 지지부진하면서 동부는 의외로 쉽게 승리를 쌓아갔다. 김주성과 윤호영의 체력 세이브를 할 여유를 준 것이다.

결국 동부의 트리플 포스트는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굳건해졌다. 군 제대로 돌아온 이광재까지 가세하며 팀 자체가 시너지효과를 받았다. 결국 16연승이 됐다.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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