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유럽형 중형차 i40가 국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발표한 1월 판매 현황에 따르면 i40는 지난 1월 544대(왜건 484대, 살룬 60대)가 판매되며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17일 출시된 4도어 모델 살룬의 판매량은 60대에 불과했다. 다음날인 18일 출시된 수입차 도요타 뉴 캠리의 판매량인 433대에 크게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다.
▲ 비싼 가격이 문제?
i40의 높은 가격 책정은 판매량 저조의 가장 큰 원인 꼽힌다. 동급 차량과 상품성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가격 차가 높아 중형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형성한 것이다.
지난달 현대차 YF쏘나타를 구매한 김모씨(34세)는 "몇 달 전부터 중형차 구매하기 위해 차종별 사양과 가격 등을 신중하게 검토했다."면서 "i40 살룬도 구매 리스트에 올려놨지만, 결정적으로 비싼 가격 탓에 구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i40 살룬의 가격은 2.0 가솔린 GDI 2,605만~3,075만원, 1.7 디젤 VGT 2,755만~3,245만원이다.i40 살룬 가솔린 모델을 쏘나타(2,040만~2,820만원)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기본형 기준 565만원, 최고급형 기준 255만원이 비싸다.
특히 3,000만원대를 넘어선 i40 살룬의 최고급형을 산다면 준대형차인 그랜저HG나 수입차인 도요타 뉴 캠리의 구매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 가격에 맞는 상품성 갖췄을까?
그렇다면, i40 살룬은 가격에 걸맞은 상품성을 갖췄을까. 현대차는 i40를 내놓으며 유러피언 프리미엄 중형차를 추구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상품성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차체 크기나 실내 공간만 놓고 봐도 i40 살룬이 쏘나타보다 작다. 전장은 80mm가 짧고 전폭은 20㎜ 좁다. 실내 공간의 넓이를 좌우하는 축간거리 역시 25㎜가 짧다.
아반떼와 패밀리룩을 이룬 헥사고날 그릴 등을 적용한 전체적인 디자인도 쏘나타보다 높은 등급인 프리미엄 중형차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동력 성능도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쏘나타, K5와 큰 차이가 없다. 최근 쏘나타와 K5가 2012년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신형 누우 2.0 CVVL 엔진으로 교체된 탓이다.
i40 살룬 2.0 가솔린은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21.6kg·m로 쏘나타 2.0 가솔린의 172마력,
20.5kg·m보다 각각 6마력, 1.1kg·m 높은 수준이다. 반면 공인연비는 i40 2.0 가솔린 13.1km/ℓ로 쏘나타와 K5 2.0 가솔린 14.0km/ℓ보다 0.9km/ℓ 뒤처진다.
디젤 모델은 i40에만 적용되는 1.7 VGT 엔진으로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3.0kg·m, 연비 18.0km/ℓ를 발휘한다.
쏘나타와 비교해 i40에만 적용되는 사양은 7개의 에어백과 풀어댑티브 HID 헤드램프, 운전석과 동승석 10웨이 전동시트, 주차조향 보조시스템 정도다.
하지만 기본형에 적용되는 사양은 7개의 에어백이 전부다. 나머지는 중간 트림이나, 최상위 트림을 선택해야 장착할 수 있거나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선택사양이다.
▲ 판매량 해법은 없을까?
최근 현대차는 TV나 지면 광고를 통해 i40 살룬 디젤 모델의 정숙성과 연비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국산 중형 세단 중 유일한 디젤 모델이며, 연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광고 전략도 소비자를 설득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디젤 세단에 대한 인지도와 소비자의 수요가 적은 탓이다.
그나마 i40 왜건은 국산차 중 비교 대상이 없지만, i40 살룬은 쏘나타와 K5가 중형 세단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소비자를 설득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사양 등을 조절하는 등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i40클럽 카페 회원들은 고객의 쓴소리 게시판에 "i40는 차선이탈경고장치 등 유럽 수출용에 지원되는 사양이나 액세서리가 국내용에는 적용되지 않아 불만이다.", "애프터서비스, 보증기간 등 프리미엄 모델 구매 고객을 위한 현대차의 배려가 아쉽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데일리카 정치연 기자 chiyeon@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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