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은 최강희 감독에게 약속의 땅이다.
K-리그 전북 현대 지휘 시절부터 영암을 자주 찾았다. 연고지인 전주와 그리 멀지 않은 위치와 겨울에도 온화한 남부지방의 기후 탓에 최적의 훈련지로 꼽아왔다. 대불공단 입주 업체들의 공장이 둘러싸고 있는 현대사계절잔디구장은 외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때문에 최 감독은 전북 시절부터 시즌 개막전 마지막 훈련 또는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을 때 마다 영암을 찾았다. 철저히 외부와 연락을 끊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영암에서 전력을 다진 전북은 2009년과 2011년 K-리그 정상 고지를 밟았다. 최 감독은 A대표팀 부임 후 평가전을 준비하며 경남 남해와 울산 등을 훈련지로 꼽다 결국 영암을 선택했다. 전주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갖게 된 것도 원인이지만, 영암 훈련을 발판으로 K-리그를 정복했던 좋은 추억을 떠올렸을 만하다.
소집 후 일정은 순조로웠다. 19일 첫 훈련부터 21일 오전 훈련까지 별 탈 없이 일정이 진행됐다. 소집 첫 날 다소 쌀쌀했던 날씨는 일정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선수단의 쾌활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최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날씨가 바뀌면서 최강희호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21일 오전 다소 흐렸지만 온화하던 날씨는 오후부터 차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쌓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꽤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바람까지 부는 악천후가 이어졌다. 선수단보다 다소 늦게 훈련장에 도착한 최 감독도 사태가 심상치 않았는지 신홍기 코치를 불러 잔디상태를 묻기도 했다.
쿠웨이트와의 결전을 앞두고 예민해져 있는 최 감독 입장에서는 날씨도 그냥 지나치기 힘든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기우였다.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영암에 훈련을 하러 와서 날씨가 좋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대표팀이 한이 많은가 보다." 눈이 흩날리는 날씨 속에서 최강희호는 2시간 가까이 훈련을 진행했다. 자체 연습경기를 소화하면서 담금질에 매진했다. 최 감독은 "현재까지 계획했던 대로 훈련이 잘 이뤄지고 있다. 이대로 훈련 일정이 진행된다면 쿠웨이트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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