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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에게 우즈베키스탄전은 '힐링매치'

by 이건 기자
22일 오전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사계절 잔디구장에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훈련을 갖었다. 이동국이 전술 훈련 도중 강력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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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전북)에게 우즈베키스탄전(25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힐링매치'다. 그동안 A대표팀에서의 부진으로 얻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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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고의 골잡이지만 A대표팀에서는 기대 이하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과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2006년 독일월드컵 출전 실패로 마음의 상처가 생겼다. 우루과이와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완벽한 기회를 놓치며 상처가 덧났다.

남아공월드컵 후 이동국의 상처는 더욱 깊어졌다. 조광래 감독의 스타일과는 맞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폴란드와의 친선경기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경기에서 55분을 뛰는데 그쳤다. UAE전 후 굳은 표정의 이동국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외면한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날 밤 이동국은 트위터에 '고맙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 이름을 외쳐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제 모든 것을 잊고 전북 현대의 우승을 위해 다시 뛰겠습니다'고 썼다. A대표팀 은퇴를 암시한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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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동국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조광래 감독의 뒤를 이어 A대표팀을 맡은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불렀다. 최 감독은 2009년 실패의 좌절에 빠져있던 이동국을 전북으로 불러 K-리그 MVP로 탈바꿈시킨 바 있다. A대표팀에 부임하면서 이동국을 가장 먼저 불렀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우즈베키스탄전과 쿠웨이트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실패할 경우 제 아무리 이동국을 믿고 있는 최 감독이라 하더라도 여론의 압박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다. 최 감독은 "이동국에게 특별한 주문을 할 생각은 없다. 이동국 자신이 가진 능력만 발휘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활약을 할 것이다"고 충분한 기회를 줄 것임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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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도 스스로를 많이 바꾸었다. 그동안 이동국은 A대표팀에서는 움츠러들었다. A대표팀 승선이 들쭉날쭉하면서 자신감을 잃었다. 하지만 이제는 자기가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선수들과의 소통 장소는 숙소 사우나다. 전남 영암 현대사계절잔디구장에서의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은 피로를 풀기 위해 사우나로 향한다. 여기서 이동국은 이 선수 저 선수를 찾아다니며 대화를 나눈다. 사소한 신변잡기부터 경기에 대한 이야기까지 대화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사우나 대화의 효과는 컸다. 다른 선수들은 이동국에 대해 가졌던 '낯을 가린다'거나 '거만하다' 등의 편견을 날려버렸다.

'힐링매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동국은 A대표팀 공격의 중심에 선다. 전반에는 원톱으로 나선다. 든든한 지원군이 뒤를 받친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이근호(울산)는 넓은 활동반경과 움직임으로 이동국을 지원한다. 왼쪽 선발 출전이 유력한 한상운(성남)은 날카로운 크로스로 이동국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김두현(경찰청)과 김재성(포항) 모두 최고의 미드필더들이다. 후반에는 김신욱(울산)과 더불어 투톱을 설 예정이다. 모든 조건은 갖추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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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만 터뜨리면 치유가 완성된다. 이동국은 "큰 부담은 없다. 대표선수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경기할 생각이다"고 했다.


전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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