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무산됐지만 예상을 뛰어넘은 출격명령이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25)이 마침내 실전 가동에 들어갔다.
류현진은 26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선발 출격 명령을 받았다. 이날 비가 내리는 바람에 경기가 취소돼 실제 등판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류현진이 조기 명령을 받은 것은 다소 의외다.
예정에 없던 깜짝 카드였다. 한대화 감독은 그동안 "일본 2차 스프링캠프 후반기에 가서야 류현진을 실전에 투입할 것"이라는 운용계획을 고수해왔다.
지난 시즌에도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실전 모드에 들어가며 페넌트레이스 시작에 정확히 맞춰 몸을 만들었던 류현진이다.
하지만 한 감독은 당초 방침을 바꿔 류현진 조기 가동에 들어갔다. 한화의 일본 전지훈련이 3월 11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열흘 가량을 앞당긴 것이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우선 류현진의 욕구를 풀어주기 위해서다. 류현진은 지난달 16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가 40일째를 맞는 동안 선발 투수진 가운데 유일하게 실전 피칭을 하지 않았다.
노장 박찬호(39)가 진작부터 몸을 잘 만들어 놓은 까닭에 자체 홍백전에 투입된 반면 류현진은 불펜 피칭으로 몸 풀기에만 전념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던지고 싶은 욕구는 날로 커졌다. 그렇다고 마음만 앞선 나머지 무리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다행스럽게도 류현진의 투구 컨디션 끌어올리기 작업이 한결 빨라졌다.
25일 카데나구장에서 한 감독과 노재덕 단장, 정민철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35개의 불펜 피칭으로 실전 출격 점검을 마친 류현진은 위협적인 볼끝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체인지업 솜씨로 합격점을 받았다.
여기에 류현진의 실전 투입은 분위기 전환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한화는 일본에 들어와 25일까지 4차례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모두 패배했다. 25일 SK전에서 6회 강우 콜드로 2대4로 패한 게 그나마 괜찮은 편이었고 이전 일본 팀들과의 3연전에서는 졸전 끝에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일본과의 3연전 때 김태균을 제외하는 등 100% 전력을 가동하지 않았던 한화는 김태균이 가세한 25일 SK전에서 3연패 때보다 다소 나아진 모습을 보이자 내친 김에 분위기를 북돋울 처방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에이스의 귀환이다. 그동안 선발 투수진의 극심한 부진으로 연습경기에 실패했던 한화로서는 류현진 만한 기살리기 카드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기상악화로 인해 아쉬움만 남겼다. 첫 실전에 나서려고 했던 삼성 이승엽과의 빅매치도 무산됐으니 더욱 그랬다. 하지만 류현진이 이번 삼성전에 대비하면서 준비된 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침체된 분위기의 한화로서는 커다란 위안이 될 수 있다.
오키나와(일본)=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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