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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스프링캠프발 '호통 행진' 도대체 왜?

by 이원만 기자
한화와 야쿠르트의 연습경기가 22일 오키나와 우라소에구장에서 열렸다. 1대12로 대패한 한화. 한대화 감독이 선수들과 미팅을 갖고 있다.오키나와(일본)=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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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려!" "긴장 풀지마!" "우리 아직 4강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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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함만 맴돌던 스프링캠프였다. 이 시기의 감독이나 코칭스태프는 늘 장밋빛 시즌 청사진과 선수들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을 아낌없이 풀어놓기 마련이다. 아무리 말수가 적거나 무뚝뚝한 사람이라도 스프링캠프에서만큼은 온화한 달변가로 바뀌는 게 늘 반복된 패턴이었다.

그런데, 이런 훈훈함이 맴돌던 스프링캠프에 최근 들어 급격한 '호통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들어 한화 한대화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 그리고 SK 이만수 감독 등이 선수단을 향해 일침을 놓았다.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 "긴장을 풀지마라"로 요약된다. 이들 감독들은 왜 '호통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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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별로 며칠 씩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스프링캠프가 1월 중순께 시작돼 두 달 가량 치러지게 된다. 올해에는 5개 팀(KIA 두산 한화 넥센 NC)이 1차 스프링캠프를 미국 애리조나에서 차렸고, LG와 롯데 삼성 SK는 다른 지역에서 1차 캠프를 소화했다. 1차 캠프에서 한 달 가량 강도높은 체력 및 기술훈련을 소화한 구단들은 일본으로 장소를 옮겨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치르고 있다.

최근 감독들의 '호통'은 대부분 1차 캠프에서 2차 캠프로 이동한 첫 주간에 터져나왔다. SK 이만수 감독은 지난 19일 낮, 오전 훈련을 마친 선수단에게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훈련하지 마!"라고 하며 오후 훈련을 취소시켜버렸다. 일본 도착 후 첫 훈련일의 풍경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너무 떨어져서 부상을 당할까봐 휴식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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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대화 감독 역시 지난 22일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팀이 1대12로 대패하자 선수단을 불러모았다. "정신들 안 차릴래? 냉정하게 말해서 우리는 4강 얘기를 쉽게 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선수단을 따끔하게 혼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는 일부러 선수들에게 농담을 걸며 늘 '허허' 웃던 한 감독이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북풍한설이 무색할만큼 차갑고 매서운 호통을 쏟아냈다. 그런가하면 애리조나에 홀로 남은 NC 김경문 감독 역시 최근 선수들에게 "긴장을 풀지마라"고 주문했다.

감독들이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선수들을 다잡은 이유는 전체 캠프일정의 절반을 지난 시점과 관련이 있다. 마라톤에서 총 레이스구간의 절반 가량을 지난 2~30㎞ 구간이 가장 힘이드는 것처럼 프로야구 스프링캠프도 초반 한 달이 지난 이 시기가 선수들에게는 가장 힘든 고비다. 그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소극적으로 훈련하거나 쉬려고 하는 모습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감독들의 호통은 바로 이런 분위기를 조여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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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부상방지' 효과도 있다. 부상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훈련과정이든, 연습경기 도중이든 방심하는 순간 큰 부상이 닥쳐올 수 있다. 이만수 감독이 호통과 함께 오후 훈련을 취소하면서 "이런 식으로 훈련하면 다칠 위험이 크다"고 한 말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 노련한 조련사가 당근 대신 채찍을 꺼내들 때는 이렇게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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