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홈런보다는 2루타가 더 좋습니다."
SK 이만수 감독이 말하니 좀 색다르게 느껴졌다. 이 감독은 프로야구 초창기 홈런왕 출신이 아닌가. 84년 한국 프로야구 첫 타자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공격형 포수의 대명사.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코치생활을 하며 공격적인 미국 야구에도 익숙하기에 이 감독이 홈런보다 2루타를 더 좋아한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게다가 홈런이면 최소 1점을 더 얻을 수 있는데 말이다.
감독에 취임한 뒤 웨이트트레이닝을 중요시한 것과도 방향이 달라 보인다. 이 감독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경기전 연습 때 홈런을 펑펑 날리는데 우리 선수들의 연습 타격을 보면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힘을 키워야한다"고 했었다. 지난해 감독대행 때도 선수들에게 "힘있게 쳐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당연히 선수들이 홈런을 치는 것을 더 좋아해야하지 않을까.
이 감독도 물론 홈런이 나오면 좋다. 이 감독의 발언은 결과가 아닌 과정. 즉 타자의 마음가짐에 대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홈런을 노리는 스윙은 크다. 스윙이 커지면 정확성이 떨어진다.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다"고 했다. 무조건적인 큰 스윙보다는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뜻. 하지만 정확성에만 맞춘 타격은 장타를 치긴 힘들다. 단타만으로는 연속 안타가 나와야 점수가 만들어지니 장타가 필요하다. 그래서 정확성에 힘을 더한 타격을 강조한 것이다. 2루타가 좋다는 것은 정확성과 힘을 겸비해야한다는 뜻이다.
이 감독은 무조건적인 메이저리그식 야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긴 미국이 아니고 한국이다. 미국에는 없는 선후배간의 예의가 있는 등 미국과 문화적 차이가 있다"면서 "당연히 한국에 맞는 야구를 해야한다"고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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