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조작 파문을 매듭짓고 개막을 맞이할 수 있을까.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던 LG 박현준마저 경기조작 사실을 시인했다. 전지훈련 도중 귀국한 뒤 공항에서 "(경기 조작을) 하지 않았다. 잘 밝혀지리라 생각한다"며 입가에 미소까지 지었던 그다. 하지만 지난 2일 8시간이 넘는 검찰 조사에서 경기조작 혐의를 일부 시인하면서 그의 미소조차 거짓임이 드러났다.
일단 박현준의 경우 단순가담자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나 프로배구의 경우도 사례금의 액수가 적고, 단순 가담일 경우 불구속 수사가 기본 원칙이었다. 대구지검은 박현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현준은 팀 훈련에서 빠진채 향후 검찰 조사에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성현과 박현준의 신병처리 및 조사과정이 다른데 대해 "사안의 중대성,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 구체적인 사건의 내용 등을 따져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둘은 이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단 검찰은 구속된 김성현에게 다른 선수와 연결고리 역할을 했는지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지난 2일 박현준의 검찰 소환 때 구치소에서 대학야구선수 출신 브로커 김모씨와 김성현을 함께 불러 대질 심문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박현준의 1회 볼넷 조작 경기가 8월 이후였다면, 김성현이 박현준에게 경기조작을 제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성현은 7월31일 송신영과 함께 넥센에서 LG로 2대2 트레이드된 바 있다.
김성현은 브로커 김모씨와 고교 선후배 사이로 얽혀 있다. 하지만 박현준은 이 사건에 연관된 브로커 3명과 학연이나 지연 등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는 상황이다. 만약 박현준이 김성현이 이적한 뒤가 아닌, 전반기에 경기조작을 감행했다면 이 사실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또다른 브로커와 연결돼 있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프로야구판 전체에 경기조작이 만연해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조작 파문을 수사중인 대구지검에서는 수사확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의혹이 불거진 선수에 한해서 수사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을 뿐더러,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는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던 넥센 투수에 대해서 추가 조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자진신고자'로 분류한 넥센 문성현에게서 다른 브로커의 이름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수확이 없었다. 결국 수사력을 김성현과 박현준에게 집중하는 분위기다. 물론, 둘에게서 다른 선수나 브로커의 이름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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