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용병 주앙파울로(24)는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1m70의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슈팅력을 갖췄다. 기량은 이미 검증됐다. 지난시즌 신인왕 이승기와 함께 팀 내 최다인 8골을 터뜨렸다. 대부분 후반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로 뛰면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거품 낀 용병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지난 4일 상주와의 K-리그 개막전(1대0 승)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결승골을 폭발시켰다.
사실 최만희 광주 감독이 주앙파울로의 매력에 빠지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플레이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격수들에게 포어체킹(전진압박)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요구하는 자신의 축구철학과 맞지 않았다. 공격수의 수비 부담이 적은 브라질 축구에 젖어 있던 주앙파울로도 단시간 내에 자신이 고수해온 스타일을 바꾸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주앙파울로는 스스로 변화의 중심에 섰다. 바뀐 환경에 녹아들려고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희생 정신'을 배웠다. 팀을 위해 자신을 버렸다. 최 감독이 바라던 용병상을 주앙파울로가 제대로 실현했다.
몰라보게 달라진 배려심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12월 주전 선수들의 휴식기 때 신인 선수들과 훈련을 하자는 감독의 요청에 불평없이 응했다. 적극적으로 팀에 어울리려고 하는 모습이 최 감독의 눈에는 마냥 기특하고 예뻐보일 수밖에 없었다.
주앙파울로의 순수함도 최 감독이 좋아하는 부분이다. 주앙파울로는 수비 가담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최 감독이 내리는 벌을 달게 받는다. '운동장 100바퀴 돌기'를 군말없이 따른다.
주앙파울로의 활달한 성격 역시 최 감독을 흡족하게 한다. 주앙파울로는 국내 선수들 뿐만 아니라 새 용병들도 잘 챙긴다. 아직 광주가 낯선 복이와 슈바를 이끌고 단골 식당과 사우나를 데리고 다닌단다. 무엇보다 한국생활 1년 만에 한국인이 다됐다. 선후배간 예의를 깍듯이 지킨다. K-리그 7년차인 선배 슈바가 치료실에 들어오면 "안녕하세요"라고 꾸벅 인사를 하고 자리를 비켜준단다. 또 동료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어 삼매경에도 빠져 있다. '절친'인 수비수 유종현에게 한국말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
주앙파울로가 한국형 용병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결혼의 힘도 컸다. 한 살 연하 말 레이지씨와 지난해 말 백년가약을 맺고 한국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으니 덩달아 경기력도 향상됐다.
올시즌도 주앙파울로는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불만은 없다.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민구단의 헝그리 정신을 제대로 익힌 주앙파울로는 최 감독의 '복덩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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