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선은 요즘 '시청률의 여왕'으로 통한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메가히트를 쳤다. MBC '해를 품은 달'과 KBS2 '오작교 형제들'이 그렇고, 이전에는 '로열 패밀리' '제빵왕 김탁구' '황진이' '인어아가씨' '태조왕건'도 있다. 전 국민이 그녀의 작품 하나쯤은 봤을 거란 얘기다. "역할이 크지 않았다"며 수줍게 웃지만, 조선 제일의 신력을 지녔다는 '해품달'의 국무 녹영처럼 전미선의 빼어난 선구안과 그에 걸맞는 연기력은 이제 '맹신'해도 될 단계다.
"일하는 게 정말 즐거워요. 저는 집에 가만히 있는 게 더 힘들더라고요. '해품달'도 이제 곧 끝난다니까 벌써부터 아쉬운걸요." '해품달' 초반 '오작교 형제들'과 촬영이 일주일간 겹쳤는데, 낮엔 농장에서 살림하다가 밤엔 무녀가 돼 신력을 부리는 '이중생활'을 했다. 밤낮 없이 일했으면서도 "그래서 더 재밌었다"고 하는 걸 보니, '워커홀릭' 맞다. 이 말에 전미선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해품달'의 녹영은 여주인공 연우(한가인)를 주술로 죽였다 살리는 등 여러 사람의 운명을 손에 쥔 인물이다. 판타지의 중심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허무맹랑해질 수도 있어 전미선은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흑주술에 대해 공부도 하고 촬영 2개월 전부터 제례를 올릴 때 추는 전통무용도 배웠다. 캐릭터의 성격을 익히기 위해서다. 여기에 그녀만의 단아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스며들면서 녹영 캐릭터는 기품과 신비스러움을 갖추게 됐다. "무녀라고 하면 사람으로 안 보는 시선이 있잖아요. 그래서 강한 이미지를 완화시켜주고 인간적인 느낌을 갖게 하고 싶었어요."
전미선의 단아함은 '해품달'의 무게중심을 잡았지만 과거엔 그 이미지가 제약이 되기도 했다. 제안 받는 캐릭터들이 모두 비슷비슷한 '비련의 여인'이었던 것. "당시엔 저도 어려서 그런 기구한 삶을 연기로 표현하는 게 어려웠어요. 감독님들이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니까 나중에는 섭외도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꽤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죠. 그래도 그 경험들이 있어서 지금의 연기 생활이 더 행복한 것 같아요." 전미선은 '로열 패밀리'에 이어 '해품달'까지 함께하며 연기 폭을 넓혀준 김도훈 PD에게 그래서 더 고마움을 느낀다. 그렇다면 실제 전미선의 성격도 얌전하고 단아할까? "전혀요! 저희 남편이 들으면 코웃음칠 거예요. (웃음) 실제론 얼마나 덜렁이인지 몰라요. 활동하는 걸 좋아해서 스쿠버다이빙과 윈드서핑도 즐기죠."
많이 친해지면 전미선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촬영장에선 그럴 여유가 없어서 아쉽다고 했다. 대왕대비 윤씨를 연기한 김영애는 '로열 패밀리'에서도 같이 연기해서 많이 편했지만, 후배들에게는 좋은 선배 역할을 못해준 것 같아 미안함도 있다고. "어린 친구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몰라요. 윤승아는 틈틈이 무술 연습도 쉬지 않고 정말 노력파예요. 한가인도 감정 몰입하는 걸 옆에서 보면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배누리는 막내지만 흡수력이 정말 뛰어나죠. 감독님이 저희 넷을 보고, '꽃미남 F4' 김수현 정일우 송재림 송재희 같은 '꽃미녀 F4'라고 불러주시기도 했어요. (웃음)"
꽃미녀 F4도 꽤 맘에 들지만 역시 최고의 '그림'은 훤과 운과 형선 세 사람의 조합이다. "어찌나 귀여운지, 캐릭터 인형을 만들어주고 싶을 정도"란다. 귀여운 것 말고 꽃미남 F4 중에 이상형을 꼽아달라고 짓궂게 물으니 명랑한 웃음이 돌아온다. "외모상으로는 남성적인 매력이 있는 훤, 캐릭터 성격으로는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양명이 좋죠!"
이제 '해품달'도 종영까지 2회밖에 남지 않았다. 쉬지 않고 작품에 출연하는 동안 친정어머니가 6살 아들을 돌봐줬고, 촬영감독인 남편은 전미선보다 더 열심히 일하며 그녀에게 큰 힘이 돼줬다. 이제 그 고마움을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통해 갚으려 한다. "촬영 끝나면 아이와 단 둘이 여행을 가고 싶어요. 남편과의 시간도 갖고 싶고요. 그런데 많이 쉬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연기하는 걸 저도 가족들도 좋아하거든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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